박씨 같은 가해자, 성·인종차별로 고소할 수 있어야

“한국 사회는 젠더(성별) 문제에 관심이 없으니까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 첫 머리에서 인도인 후세인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 한모씨가 들려준 날선 대답이다.

한씨 자신이 경험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한씨는 “국내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내국인을 외국인이 처음으로 고소했다는 것만 다루면서 나도 가해자 박씨를 고소한 사실은 거의 보도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성차별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씨는 또 “후세인씨는 욕설 정도만 알아듣기 때문에 가해자가 한 얘기를 다 알아들은 자신이 일차적으로 나섰으나, 한 일간지의 남성 기자는 후세인씨가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는 식으로 ‘소설’을 썼다”며 “기자들조차도 내가 여성이니까 보호 받을 대상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으로 한씨는 “후세인씨와 무슨 사이냐, 걔랑 결혼해서 인도 가는 거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우리 사회를 도리어 우려스러워했다. 그리고 자신이 고소를 취하하지 않고 이 사건을 계속 끌고 가는 이유에 주목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인을 처벌하겠다는 목적보다는 내국인도 인종차별을 겪을 수 있고,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여성들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이중 피해자라는 것을 알리는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내국인도 내국인을 인종차별로 고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