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구에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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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빽빽이 들어차있는 대도시의 평범한 아파트촌. 아파트 창밖으로 멍한 시선을 던지던 한 남자가 한숨을 쉬며 내뱉는다. “아직도 지구다.”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기대며 하루하루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시인 연우(박병은)는 어느 날 우연히 한 여성과 마주친다. 그가 ‘자신과 같은 별’에서 왔음을 직감한 연우는 대화를 시도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중학교 2학년이었어요. 또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을 했더군요. 그런데 오늘 아침 다시 한 번 정신이 들었어요. 아직도 지구더군요.”

홍상수 감독 영화의 주인공이 사실은 ‘외계인’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영화 ‘지구에서 사는 법’은 평범하게만 보이는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외계인이라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지구인 아내와 함께 사는 외계인 연우에게 어느 날 바람처럼 다가온 같은 별의 여성 세아(장소연), 그리고 남편 모르게 상사와 바람을 피우는 연우의 아내 혜린(조시내). 데뷔작 ‘다섯은 너무 많아’(2005)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젊은이들이 단칸방에 모여들며 대안가족을 이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 화제를 모았던 안슬기 감독은 새 영화 ‘지구에서 사는 법’에서 권태기를 맞은 30대 중반 부부의 ‘불륜’을 통해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가르쳐줘야 해요, 지구인과 말하는 법. 난 아내와 말을 하고 싶으니까. 아내한테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

불륜은 영화에서 수없이 다뤄온 흔하디흔한 소재. 그러나 이 영화가 불륜이라는 소재에 다가가는 방법은 독특하다. 아내와 소통하지 못해 고민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서 그 방법을 알고자 할 뿐 두 남녀 사이에는 열정적인 애정도, 뜨거운 육체관계도 없다. 사실 그동안 만들어진 대부분의 불륜 소재 영화는 불륜이 보여주는 금기된 사랑과 일탈의 욕망, 이로부터 초래되는 가족의 비극을 ‘리얼리티’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소통이 없는 권태기 부부의 이야기에 남편이 외계인이라는 SF적인 설정을 입혀 낯설고 독특한 판타지적 불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지구에서 사는 법’은 흔한 주제를 흔하지 않은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는 영화다. 물론 시작은 좋았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뤄내는 방식도, 외계인과 지구인 부부라는 캐릭터 설정도,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한 꺼풀씩 벗겨지는 진실도 흥미롭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라는 매체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지점, ‘관객과의 소통’을 놓치고 말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부부 사이에도, 불륜의 남녀 사이에도 대화는 단절되어 있고 감정의 고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일상 속에서 드러내는 ‘일상에 스며든 판타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겠지만 관객들은 이를 이해하기 힘들다. 관객들은 감독의 의도를 느끼기 전에 영화가 보여주는 무거운 침묵에 눌려버리고 만다.

이 영화는 소위 ‘독립영화’들이 지니고 있는 장점과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의 양면을 지닌 작품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상상력은 높이 살만하지만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그 의미는 소멸되어 버리고 만다는 점을 ‘지구에서 사는 법’은 보여준다.

감독 안슬기, 주연 박병우, 15세 관람가,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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