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아이는 왕따?’ 사회 편견 부당해

요즘 대한민국에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명칭이 생겼다. 처음에는 코시안, 온누리안, 요즘은 이주 여성, 다문화 가정 등. 많은 외국인은 그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런 거부감은 ‘코시안’이라는 호칭이 생기면서부터다. 물론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명칭들은 이주 여성뿐만 아니라 이주 여성이 낳은 아이들도 외국인 취급을 받는 등 가족까지 상처 받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주 여성들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자신의 정체성이 부끄럽거나 감추고 싶어서가 아니라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보통 ‘다문화 가족’이라고 하면 불쌍하고 가난하고 또 아이들이 따돌림 당하고 살 것이라는 편견으로 힘들 때가 있다. 힘들게 사는 분들도 많지만 한국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사랑받고 잘 살고 있는 이주 여성도 많다.

가끔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온다. 엄마가 이주 여성이라서 힘든 초등학생을 촬영하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엄마가 이주 여성이라서 따돌림 당한 적도 없고 주변의 안 좋은 시선으로 힘들어 한 적도 없다. 프로그램의 목적 때문에 아이에게 “너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일부러 심어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문화라는 것은 무엇일까?’다문화는 다양한 언어, 종교, 문화를 가지고 있고 또 서로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질서를 말한다. 하지만 정작 다문화 가정 여성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실제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엄마 나라의 문화나 언어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엄마의 책임도 크지만 주변 특히, 가족의 협조와 이해가 부족해서다. 모국의 문화나 언어를 가르칠 경우 한국말이나 문화에 있어 뒤처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외부의 문화나 질서를 받아들이기에 준비가 안 된 한국이지만 이제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부모 양쪽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교육 시키고 주변 사람들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다. 그것이 미래 한국의 힘과 자산이 될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 계속 늘어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로 인해 생긴 사회적인 부작용도 많고, 한국의 혈통 문제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한국 사람들이 갖게 될 불안한 마음도 이해 못 하는 바가 아니다.

나의 소박한 바람은 하나다. 이주 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이라는 사실 때문에 다른 종족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 한국인도 외국에 나가면 이주민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나쁜 점만 보지 말고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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