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넘어 명백한 성폭력”
“교권침해 넘어 명백한 성폭력”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09.11 10:41
  • 수정 2009-09-1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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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꼬시기’ 동영상, 남교사할당제로까지 번져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남학생이 여교사에게 성추행으로 보일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동영상에는 한 남학생이 여교사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목을 감싸는 행동을 거듭하다 이를 제지하자 “누나, 사귀자”라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이 학생은 ‘선생님 꼬시기’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고, 이내 ‘여교사 성추행’ 등의 제목으로 누리꾼들 사이에 퍼졌다.

문제가 확산되자 해당 학교 측은 “동영상에 관련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도 깊이 반성 중”이라며 “어린 학생들의 장래를 생각해 사태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해당 학생은 학교로부터 등교정지 10일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대부분 “교권을 허무는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일벌백계 하여 다시는 그 같은 일을 상상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건 교권 침해가 아니라 엄연하게 성폭력이며 같이 웃고 동조한 학생들도 공범”이라는 의견이 올라오고 해당 학생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등교정지 10일의 징계를 가볍다고 보아 “저 봐, 저렇게 해봐야 또 대한민국은 봐주잖아”라고 혀를 찼다. “학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교장 교감에게 책임을 지우니까 교장 교감들이 보신을 위해 문제를 축소하고 감추게 되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공론화하고, 일벌백계했다면 표창장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의 성추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여교사의 모습에, 당연히 ‘떨어진 교권’을 개탄하는 글이 쏟아졌다. “왜들 놀라시죠, 새삼스럽게. 그토록 교사들의 권위를 우습게 만들었으니, 저런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라고 비꼬는 글도 있었다. 교원평가제를 거론하며 “현장에 한번 와 보십시오. 요즘 교원평가 시범학교 학생들은 혼내주는 선생님께, 선생님, 평가 언제 하죠? 그런답니다”라고 적은 글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여선생이 문제야”라는 의견도 빠지지 않았다. “충분히 제지하거나 거부하거나 할 수 있는 것 아니었나? 마치 뭔가 즐기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나 “표정이 여자친구의 표정이다. 여자로서 애들을 대한 것이 틀림없다” 등 교사이기 이전에 여성임을 앞세워 책임을 돌리는 글이 많았다. “그 자리에서 강하게 꾸짖고 혼내셨어야죠!”라며 “친근하게 지내라고 했지 친구 먹으라고 했나” “학생이 머리꼭대기에서 놀도록 만든 책임은 교사에게도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논란은 ‘남자교사할당제’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번 일이 “남녀평등이라 해서 온통 학교에 여선생들만 뽑아놓은 결과”라며 “아직 인격 형성은 덜 되고, 잘 먹여 덩치는 어른보다 더 크고, 여선생들이라 힘은 모자라고 하니 당할 수밖에요”라고 말했다. “우리 땐 남자 고등학교에 여교사가 전혀 없었는데, 요즘은 워낙 여교사가 많아, 20대 정도가 다 자란 남자 고등학생을 가르치니 문제가 생깁니다”라며 문제의 원인을 ‘바람직한 사제관의 정립’이 아닌 ‘젊은 여교사가 남학생을 가르치는 것’에서 찾았다.

인터넷에서는 ‘성희롱과 장난의 차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성희롱? 글쎄… 동영상 보니까 남학생은 별 악의는 없는 것 같다. 선생과 제자가 친하다 보니까 장난 비슷한 것 같은데. 하여튼 언론이 문제야”라는 시각과, “장난?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을 여성으로 대하며 희롱한 것이 장난이라니…” 또는 “원치 않는 스킨십으로 상대를 당혹스럽게 하는 걸 장난이라고 할 수 있나?” 등의 반대 의견이 맞섰다. “많은 여교사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참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제의 동영상 속에서, 말려도 듣지 않는 남학생들의 과도한 신체 접촉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이던 해당 여교사는 “학생들을 훈계한 후 동영상을 삭제하기로 약속을 받았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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