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 정부가 더 키웠다

하지만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가 손 씻기, 마스크 등을 통해 적절히 예방만 하면 별 문제 없는 수준에서 무차별적인 공포로 확산된 데는 정부의 공이 가장 컸다. 일례로, 감염자 중 2000명은 완전히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진 감염자 수가 ‘4000명이 넘었다’ 식의 내용을 발표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대유행시 최대 2만에서 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정부 문건이 담당자의 실수로 유출돼 한 의원에 의해 경솔하게 폭로되는 등 정보 관리도 소홀했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상한 시나리오라며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정부가 내놓은 자료를 정부에서 비현실적이라고 하는 등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종인플루엔자 위기, 대책은?’이라는 국회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감기만도 못하다는 정부 발표를 믿었지만 신종 플루 대유행 시 최대 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정부자료에 경악했다”며 “하지만 대유행이 우려되는데도, 대부분의 학교가 정부의 어떤 대처 지침도 받지 못한 가운데 개학을 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신재원 MBC 의학전문기자 역시 “국민들의 불안감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때문이 아닌 정부의 부실한 대책과 정보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대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그 상황에 닥치면 매우 혼란스럽다. 국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홍보가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확한 수치와 기준으로 국민들이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