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서른, 엄마’ 이래은 연출가
연극 ‘서른, 엄마’ 이래은 연출가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04 10:42
  • 수정 2009-09-04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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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설익은 아빠 엄마…당신이 이상한 것 아니야"
‘모성’ 강요당하는 여성들을 향한 따뜻한 위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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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독일의 정신과의사 한스 마츠 박사의 저서 ‘릴리스 컴플렉스’는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모성애를 꼬집는다. 아이를 싫어하는 여성 ‘릴리스’는 가부장적인 사회가 금기시하고 있는 여성상으로, 릴리스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남녀는 모두 성장기에 ‘모성장애’를 겪는다는 내용이다.

연극 ‘서른, 엄마’는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단어 자체로는 꽉 차있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나이 ‘서른’, 온전한 어른이 된 것 같지만 두려움과 혼란스러움 가득한 ‘엄마’라는 존재가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이는 연출과 작품을 쓴 이래은 연출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4년차 엄마인 그는 임신, 출산, 육아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고통과 혼란에 맞서야 했다고 고백했다.

“엄마가 되면 행복감에 젖을 줄 알았는데 행복만큼이나 혼란과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모성애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고 스스로 엄마가 될 준비가 부족했음을 알게 되었죠. 해답을 찾기 위해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 설익은 아빠였고, 엄마였으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은 낯선 것이라는 다소 무거운 극 주제는 희극적으로 표현된다. 이전 작품인 인형극 ‘고양이가 말했어’로 주목을 받았던 이래은 연출가는 이번에도 인간과 인형을 통해 ‘인간과 사회가 소통하는 휴머니즘 연극’을 만들어냈다.

28세의 주부 ‘선영’과 29세의 남편 ‘태정’은 비눗방울 등 아기자기한 소품과 함께 인형들에게 숨결을 불어넣는다. 섬세한 움직임으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6개의 인형은 제각기 미묘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래은 연출가는 “배우는 인형의 미래이고, 인형은 배우의 과거”라며 “가짜임이 분명하지만 배우들이 인형에게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관객과의 연극적인 약속이 가능해지고 그 가운데 유머와 감동이 존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난 어떤 아기였을까, 어떨 때 행복해하던 아기였을까…(극 중에서)”

어렸을 때 자신과 대면하는 엔딩 신을 통해 결국 이 연출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위로’다.

“모성애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혼란을 겪는 엄마들에게 ‘당신이 이상한 것이 아니야’라고 위로하고 싶었어요. 실제 이 극을 쓰기 위해 많은 엄마들을 만났고요. 나 자신이 불만족스러워서 나를 괴롭히며 살아왔어요. 이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정체성 찾기’에 대한 내용도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아동청소년 연극을 주로 만들어온 이래은 연출가는 그동안 ‘거인의 요람’‘셀키’ 등의 작품에 참여해왔고 2006년 발표한 아동극 ‘고양이가 말했어’로 아시테지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에서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9월 11일부터 27일까지 아리랑아트홀,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2차례 공연한다. 평일 오후 8시/토요일 휴일 오후 4시 7시/일요일 오후 4시. 문의 02-745-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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