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성폭력 동성애…영상으로 풀어낸 여성 자화상
비혼 성폭력 동성애…영상으로 풀어낸 여성 자화상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04 10:41
  • 수정 2009-09-0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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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성 감독들의 옴니버스 다큐 ‘오이공감’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한 ‘오이오감’의 감독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dosage for cialis sexual dysfunction diabet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한 ‘오이오감’의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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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중에 크면 프랑스로 신혼여행 가고 싶어.”

“꼭 결혼하지 않아도 여행은 갈 수 있잖아. 꼭 결혼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살 수 있잖아.”

“그럼 엄마는 왜 결혼했는데?”

(영화 ‘나, 내 친구 경숙이’ 중)

오늘날 한국을 살아가는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국 각 지역 다양한 여성들의 일상과 경험, 감수성을 직접 만든 영상을 통해 나누는 특별한 상영회가 펼쳐졌다.

지난 8월 27일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에서 열린 지역 여성 옴니버스 영화 ‘오이오감’의 시사회에서는 서울, 수원, 대구, 전주, 제주 등 5개 지역의 아마추어 여성 감독들이 여성을 주제로 만든 영화 5편이 상영됐다. ‘오이오감’(五異五感)은 다섯 개의 색다른 감수성이라는 뜻으로 5편의 영화에는 결혼, 비혼, 성폭력, 성정체성, 여성 위인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다.

영화 ‘나, 내 친구 경숙이’(감독 김정수·윤홍경숙)에서 평소 지역 여성단체에서 활동해 온 엄마는 딸에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이 있음을 가르쳐주고자 한다. 그러나 “엄마는 왜 결혼했는데?”라는 딸의 질문을 접하면서 비혼 여성으로 살고 있는 친구 경숙의 삶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는 여행을 영상에 담는다. ‘비혼 비행’(감독 꽃내) 속 비혼 여성 공동체 ‘비비’의 구성원들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을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개인들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맞서 독립생활을 하며 ‘따로, 또 같이’를 꿈꾸며 살아간다. 1인가족 네트워크를 목표로 하는 그들의 공동체 실험은 열린 공동체의 새로운 미래를 시사한다.

‘여성인물잔혹사’(감독 이경진)는 왜 한국 최초의 여성 화폐 인물은 ‘현모양처’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신사임당이어야만 했을까에 의문을 던진다. 감독은 신사임당을 둘러싼 여러 담론을 살펴보며 아직까지 굳건하게 남아있는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고발한다. ‘성폭력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감독 무계)는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성폭력의 형태와 그것이 여성들에게 남기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또한 여성들과 함께 광장에 나가 성폭력에 대한 토론을 공공의 장으로 확대시킨다.

‘커밍아웃 여행’(감독 사포)의 감독은 삼십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힌다. 딸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엄마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동성애자로서의 자신을 긍정하면서 소통의 통로를 찾고자 한다.

이들 다섯 편의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기존의 페미니즘을 부르짖는 영화들이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과 달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다는 점이다. “독신주의야? 돈 많아? 결혼에 반대하는 거야?”라는 물음은 비혼으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받아봤을 법한 질문이었고 “만약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오롯이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랬으면 행복했을까?”라고 읊조리는 독백은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동성애자가 안 좋은 게 아니라는 건 이해하지만 왠지 막 답답하고 눈물 나는 걸 어떡해”라며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모습에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영화‘커밍아웃여행’ 중 한 장면.
영화‘커밍아웃여행’ 중 한 장면.
영화에는 유명 배우도, 감동을 짜내는 치밀한 각본도 없으며 때로는 서툴기까지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화가 끝난 후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시간에는 관객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 여성영상미디어센터에서 활동 중인 김정수 감독은 “제주의 여성들은 개인적으로는 독립적이고 강인하지만 가부장적인 부분이 어느 지역보다 심한 이중적인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그들과의 소통을 꿈꾸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포 감독은 “타인에게 레즈비언이라고 얘기하는 것만 커밍아웃이라고 생각했지만 엄마와의 여행 후 긴 과정과 준비가 필요한 복합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커밍아웃이라는 단어의 느낌이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영화라는 매체가 갖는 힘은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는 것 외에도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오이오감’은 ‘소통의 도구’로서의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전국을 돌며 상영회를 가질 ‘오이오감’을 더 많은 여성과 남성들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의 02-3141-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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