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내는 돈 때문에 화병 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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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원 / 여성신문 소비자지킴이 ‘안심해’ 단장
  • 승인 2009.08.28 11:59
  • 수정 2009-08-28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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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요금제 등 휴대전화 요금체계 복잡
각종 상술전략에 소비자들 불신감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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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DB
중학생 딸을 둔 우지현(43)씨는 지난해 5월, 사정상 딸의 휴대전화를 정지시켰다. 정지할 당시 이동통신사로부터 정지 기간은 3개월, 1년에 두 번까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3개월이 지나면 가입비를 새로 내야 한다는 설명도 들었다. 우씨는 10개월간 딸의 휴대전화를 정지해 둔 상태에서 올해 3월 휴대전화를 새로 사주고 이동통신사도 바꿨다. 그리고 6월에 가서야 정지 중인 휴대전화의 해지를 요청했다.

해지를 통보 받은 이동통신사는 “곧바로 해지가 가능하다”며 팩스로 해지 관련 서류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정지 기간 동안 부과된 요금. 이동통신사는 정지 기간 중인 12개월 동안 매월 3800원가량의 요금을 부과했고, 우씨는 정지 약정된 3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요금의 환불을 요구했다. ‘정지 기간 3개월’이라는 강제조항이 있으므로 3개월이 지난 뒤에는 자동 해지됐어야 옳지 않은가 하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통신사는 이용자가 해지 또는 개통을 따로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정지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씨는 “3개월이 지난 후 개통할 때는 가입비를 새로 내야 한다면, 굳이 요금이 부과되는 정지 상태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결국 통신사는 ‘해지기간은 3개월씩 1년에 2번까지’라는 조항을 적용해 6개월 치를 제외한 나머지 부과금을 환불해 주었다. 우씨는 정지기간이 연속 6개월이 아니므로 3개월 치를 제외한 부과금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그 정도에서 통신사의 제안을 수용하고 말았다.

우씨는 데이터요금제의 의무사용 약정도 문제로 지적했다. 지난 3월 딸의 새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대리점 측은 좋은 조건에 구입하려면 월 1만원씩 3개월간 의무적으로 이용하는 데이터요금제를 약정해야 한다고 했다.

3개월 뒤에는 해지할 수 있도록 통보를 해주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그러나 우씨는 이후 아무 통보도 받지 못했으며, 8월에 가서야 데이터요금이 계속 빠져 나간 것을 알고는 통신사에 문의했다. 그러나 통신사로부터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하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박진호(40)씨의 경우를 보면, 데이터요금제 약정의 문제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박씨도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휴대전화를 살 때 2개월간 데이터요금을 물기로 약정을 하면서 “센터에서 전화가 오면 데이터요금제를 강요받은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 즉 데이터요금제 의무 약정의 책임은 대리점 측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리점은 왜 이동통신사만 좋은 ‘요금제 의무약정’을 요구하는 것일까. 이는 당연히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 때문이다. ‘눈 가리고 아웅’인 것이다.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요금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데이터요금 때문에 중학생을 비롯해 이동통신 가입자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휴대전화 벨소리 또는 게임을 무료로 다운받으려다 고액의 데이터요금을 물게 되는 일이 빈발하자 아예 데이터 이용을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걸기도 하고, 특히 터치폰의 경우 모르는 새 데이터 접속이 되는 경우가 허다해 터치 해제를 하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역시 중학생 자녀를 둔 구진회(45)씨는 자녀들이 인터넷으로 음악을 무료 다운로드 받으려다가 자신도 모르는 정액제에 가입돼 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회원 가입 시 프리요금제에 가입이 되었다는 것. 또 요금제에 밝지 못한 시골 부모님도 한 번 약정이 되면 일정 기간 경과 후, 해제 또는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라 필요 이상의 요금을 내고 있는데 평일에 좀처럼 짬을 낼 수가 없어 처리를 못 해드리고 있다.

특히 요즘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주로 권하는 요금 할인제의 경우, 기본료를 포함해 매월 얼마 이상 사용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고 있는데 여기에도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이영규(51)씨는 월 5만원을 쓴다는 전제 하에 휴대전화 요금을 1만여원 할인 받는 요금제에 가입했는데, 정작 그만큼 사용을 하지 않으면 사용도 하지 않은 금액이 고스란히 요금으로 부과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또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하느라 이미 가입된 가족요금제 등 더 좋은 조건의 요금제 약정이 깨지게 됐지만, 안내해 주지 않아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됐다.

이렇게 휴대전화 이용자들은 복잡한 요금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손실, 떠넘기기 식의 갖가지 의무약정에 따른 불편,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어 기존의 유리한 약정조건들을 슬그머니 소멸시키는 통신사들의 잔꾀에 대한 불신감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더 나아가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모든 문제들을 이용자가 항의하는 강도에 따라 수용 또는 시정해준다는 점 때문에 더욱더 이용자의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 8월 26일, 한 이동통신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2008년 이동통신 사업의 이익이 원가 대비 20%가 넘는다”고 보고했다. 최근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래저래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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