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화장품브랜드로 승승장구…이젠 해외로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 진출도 계획
오는 9월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하는 박형미(48) 파코메리 대표. 그동안 꾸준히 해외 파견을 통한 영업을 펼쳐 왔지만 매장을 열고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설명이다. 단독 매장인지, 백화점 등에 입점하는 형태인지는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파코메리의 중국 진출은 15년 이상 유통업계에서 성공한 한 지인의 제의가 크게 작용했다. 이 지인은 ‘박형미’라는 브랜드를 해외에 판매하는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 중국은 어마어마하게 넓은 시장인데다 예전부터 교류가 있어 친숙하다는 점, 파코메리 제품에 대한 현지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 것도 큰 매력이었다.
“중국의 날씨는 매우 건조해 수분 함유가 많은 화장품을 선호해요. 파코메리 제품은 표피세포 성장물질인 EGF가 풍부하고 보습력이 뛰어나 고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박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앞서 먼저 그가 쓴 책 2권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 ‘그곳에 파랑새가 있다’를 현지에서 출판해 사전 마케팅을 벌인다. 향후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영업 매출이 꾸준한 시장을 발판으로 영역을 넓히고 일본까지도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파코메리는 2005년 10월 설립돼 1년여 만에 신세계백화점 도곡점에 입점했고 2007년 한 해에만 매출 130억원을 올렸다.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그 상승세를 이어가며 불황을 비켜갔다. 일주일에도 크고 작은 화장품 업체들이 몇 백개가 생겨나고 폐업하는 상황에서 창업 4년 만에 무서운 속도로 자리를 잡은 이 회사는 업계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전국 100개 지점, 직영점 42개를 갖추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 키우기에 주력 중
박 대표는 그 비결로 먼저 우수한 제품력을 꼽았다.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품질과 효능 중심의 제품을 개발했다. 최고급 고가 원료만을 엄선해 모든 제품에 과감하게 적용했다. 명품주의를 선언하고 제품 포장도 블랙, 골드, 화이트 세 가지 컬러로 귀족적인 디자인으로 꾸몄다. 그 결과, 명실상부한 국내 명품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파코메리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그는 업계에 만연한 방문판매를 지양하고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여성 직원들을 노예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소모품 취급에 지나지 않는 대우, 실적 위주의 ‘완장’ 마케팅 및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실력을 중심으로 하는 체계를 마련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전국 100개 지점 3000명 직원에게 동시 교육이 가능한 자체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일 아침 ‘파코메리 인재’ 양성을 위한 기술 및 인성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 신장에 주력하고, 일한 만큼의 성과에 철저하게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기여 및 근속에 대한 복지도 확실하게 지원하는 등 인적 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엄마는 아이의 ‘거울’
스스로 경쟁력 길러야
“태어난 지 18개월 된 딸을 떼어 놓고 처음 영업 일에 뛰어들었어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립을 이루고, 저 스스로 능력 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딸과 정신적으로 단단한 끈을 이어 효율적인 ‘부재 중 교육’을 시켰죠. 엄마의 성취를 하나씩 지켜본 게 좋은 교육이 됐고 덕분에 아이는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그대로 보고 자라므로 모범을 보여야 하며 실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우뚝 선 모습, 경제적 독립과 여유를 이룬 당당한 모습에 자녀는 물론 남편으로부터도 존경받게 된다고 했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성공을 일궈낸 것처럼 여성들에게 자기 리더십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내 실력을 기르고 내가 처한 자리에 맞게 사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박형미 대표
남편의 사업 실패로 29세 때 국내 중견 화장품 회사에서 영업일을 시작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입사 12년 만에 평범한 주부에서 연봉 12억 원을 받는 부회장에까지 올랐다. 2005년 10월 파코메리를 창업, 품질과 효능 위주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과 함께 아웃소싱을 통한 효율적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