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박티나·한선주·이슬기씨 첫 참가
정치인·사업가·변호사로 전문직 활동

박티나(33), 한선주(30), 이슬기(30)씨는 미국, 베트남, 호주 등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여성들지만 모두 밝고 적극적인 모습만큼은 한 부모에게서 난 자매들처럼 꼭 닮아 있었다. 그들은 올해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 처음 참여하는 3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각각 정치인, 사업가, 변호사로 스스로의 커리어에 있어서 전문 영역을 당당하게 구축한 여성들이기도 하다.

박티나씨는 한국인으로는 최초이고 여성으로서는 최연소로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지자체가 설립한 지역 전문대학) 디스트릭트(교육구) 교육평의회’ 이사에 당선됐던 경력부터 남다르다. 여섯 살 때인 1983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뉴욕 롱아일랜드 호프스트라 대학 4학년 때 전국에서 12명밖에 안 뽑는 뉴욕증권거래소에 들어가 커리어도 쌓았다. 그는 지난해 미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진영에 선거자금을 모으는 일에 참여한 일을 계기로 선거 직후 민주당 정가로부터 LA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구의 평의회 이사로 출마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LA 커뮤니티 칼리지 디스트릭트는 상하원 지역구가 포함돼 있는 교육구로 9개의 칼리지가 소속돼 있고 규모도 미국 내에서 가장 크다. 그는 특히 이번 행사에서 “영부인이 한식 세계화 운동을 하자는 말씀이 너무 좋았다”며 “한식을 세계화시키면 대한민국은 금방 세계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에서 제조업체인 ‘화인케이블(FINE CABLE VINA)’에서 법인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선주씨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원래 그는 베트남 이주민은 아니다. 기업 활동을 위해 현지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한인 여성이다.

부친이 경영하는 스테인리스 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베트남에 있어 그 공장의 법인 업무를 도우면서 4년을 지냈다. 대학시절 캐나다 유학을 다녀온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 덕분에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부친이 한국에 또 다른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베트남 공장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자 법인장인 한씨가 중요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찍이 법인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 이유다.

그는 확고한 꿈을 갖고 있다. 평소 스파, 화장품 등 미용 분야에 관심이 많은 그는 관련 분야에서 개인 사업체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씨는 베트남에 정착하면서 호치민 여성CEO 모임이나 상공회의소, 부인회 등 단체회원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콘퍼런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이번 네트워크 행사에 대해 “이민사회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다”며 “특히 여성이라서 사업이 힘들다고 했는데 여성들이 자신감 있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호주 캔버라에 거주하며 기업체 분쟁을 조정하는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슬기씨는 1986년 가족과 호주로 건너간 이민자다. 아는 사람의 권유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그는 “여성의 일에 관심이 있어 공부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이렇게 큰 규모일 줄은 몰랐다”며 “한인 여성들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나니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민족여성네트워크 회원은 아니지만 이번 행사에서 매우 다양한 여성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과 감탄이 섞여있는 듯했다.

정치인을 꿈꾸는 그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젊은 나이에 이번 행사와 같은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차세대정치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고, 현재 호주 젊은변호사위원회 대표와 여성변호사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사람과 관계하고 커뮤니티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잘 한다”며 “네트워킹을 토대로 매우 활동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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