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 연극배우 김명곤, 변호사 한승헌, 소설가 이외수
아내 사랑하고, 예술 알고, ‘애기 엄마’ 고달픔 달래주던 ‘그 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인터넷에는 고인과 ‘소중하고 특별한 기억’을 함께 나누었던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올라와 추모의 열기를 더 뜨겁게 하고 있다. 고인의 이웃인 단골 세탁소·음식점 주인부터 문화예술인을 비롯해 해외 정상들까지, ‘박식하면서도 따뜻하고 자상했던’ 고인과의 일화들이 소개되고 회자되면서 누리꾼들의 애도와 아쉬움은 점점 더해가고 있다.

동교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32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양복을 손수 다렸다는 단골 세탁소의 주인 부부는 “김 전 대통령이 여사님한테 정말 잘해주셨다. 정말 금실이 좋으셨다”며 ‘자상했던 남편, 김대중’이라는 이미지가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14년 만에 고향 하의도를 방문했을 때, 고향 친구는 고인이 어린 시절 “정말 예쁘고 잘생겼었다”고 떠올렸고 이제는 일흔이 된 옛 고향 처자도 “김대중 대통령은 인기가 좋았고 나도 좋아했다”며 “이희호 여사가 화장하고 예쁘게 옆에 서 있으면 복을 타고 났는가, 질투가 난다”는 말을 했던 일화도 소개됐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인터뷰 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꼽았고 퇴임 후에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직접 만날 만큼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음악인 서태지는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대중문화와 음악을 사랑해주신 분으로 존경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는 심경을 전했다. 

지난 11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온 개그맨 배칠수씨는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아, 정말 재주꾼이더군요”라고 호탕하게 웃으셨다며 ‘3金 퀴즈’에서 박학다식하지만 정답은 못 맞히고 비슷한 오답만 늘어놓는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한 번쯤은 정답을 맞혔으면 좋겠다”던 고인의 소탈한 모습을 전했다.

미술계에서 DJ가 가장 좋아했던 작가로 꼽히며 수채화를 즐겨 그리는 강연균 작가는 “고인은 물감 살 돈도 없는 어려운 작가들을 남모르게 꾸준히 도와주셨다. 아마도 정치인 중 그림을 가장 많이 산 분일 것”이라며 “자선바자 같은 곳에 수집품을 내놓아 재야단체들이 활동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정부 시절 국립극장장을 역임한 연극·영화배우 김명곤(57)씨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게 그 분의 철학이었다”며 “예술가들은 정부에 의해 굴레 씌워지고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아셨던 대통령”이라고 기억했다. 

축구인 홍명보씨는 2002년 월드컵 당시를 떠올리며 “사상 첫 16강 진출에 고무된 김 전 대통령이 경기장 내 라커룸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격려할 때 선수들의 병역특례를 건의해 결국 군 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며 “그 결과,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같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해 한국 축구를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중 납치사건 때 변호인을 맡았고 내란음모사건 때 함께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한승헌 변호사는 “신념과 소신을 안 버리고 신군부의 회유와 협박을 이긴 것이 평가할 만하다”며 “내가 한때 살기 위해 영원히 죽겠는가”라며 의연히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주치의였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교수도 김 전 대통령이 육군교도소에서 사형을 선고 받기 전 타협하지 않은 이유로 “사람이 물에 빠져서도 죽고 아파서도 죽는데 내가 불의와 타협해서 목숨을 연장하는 것은 두 번 죽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셨을 때 감동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외국을 방문하고 귀국하시면 항상 청와대에 전직 대통령 부부를 초청, 방문 성과 등을 소상히 설명해 주셨다”며 재임기간 동안 10여 차례 청와대로 초대를 받았다고 추억했다.

추미애 의원은 “DJ는 엄격했지만 자상했다”면서 “1997년 대선 때 대구 지역 지원유세에 나서는 나에게 ‘애기 엄마를 애기에게서 떼어 놓는다’고 정말 미안해했다”며 울먹였다.

고인을 추억하는 이들은 입을 모아 “무척 사려 깊은 분이었다” ”말 한마디를 하실 때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법이 없었다” “진정으로 대했던 사람이라면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 트위터에 “하나님, 이제 대한민국을 버리시는 일만 남았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올리고 비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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