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에게 더 모진 우리 사회, 인권감수성을 키우자
약자에게 더 모진 우리 사회, 인권감수성을 키우자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8.21 11:41
  • 수정 2009-08-2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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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주의에 인종주의 더해져 날로 심각성 더해
사회약자 신속 구제하는 ‘차별금지법안’은 답보상태

한국 사회의 시민의식은 과학과 경제 발전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공질서 무시, 타인과 다름에 대한 관용 없음, 남녀 차별, 약자에 대한 폭력 등 선진국 도약을 위해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자질이 여전히 부족하다. ‘여성신문’은 ‘한국 사회 이것만은 바꾸자-희망 어젠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성숙한 시민 의식 고취를 위한 과제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봤다. 마지막으로 ‘약자에 대한 폭력’ 현실을 살펴봄으로써 한국 사회 ‘인권감수성’을 가늠하고 대안을 제시해봄으로써 기획을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여성주간을 앞두고 지난 6월 29일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이주여성과 함께하기 캠페인’에 참가한 여성들이 이주여성 차별철폐를 위한 아이디어를 적어 붙이고 있다.  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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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사례1. 지난달 10일 밤 9시께 인도인 보노짓 후세인과 한국 여성 ○○씨는 온수역에서 52번 버스를 타고 부천시청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뒤쪽에서 소리치며 욕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돌아봤다. 뒷줄 반대편 좌석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이 보노짓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더러워 너. 더러워 이 XX야!”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 남성은 두 사람의 싸움을 중간에서 말리던 한국인 여성에게도 “넌 정체가 뭐야? 조선년 맞아?”라고 폭언했다.

사례2. 지난 3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패륜 일가족’이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등 친지들이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를 7년간 성추행·성폭행을 했다.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피해자의 임신을 우려해 피임기구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해 인면수심의 극치를 드러냈다.

외국인, 장애인, 여성, 피고용자 등 사회적 약자 중의 약자에 대한 폭력, 차별, 억압, 위계, 안면몰수 등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사회 인권감수성을 가늠해본다면 어디쯤 와 있을까.

‘인권감수성’이란 인권문제에 대한 감수성 즉, 사회에서의 부조리나 불합리한 관행, 제도 등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인권의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성질 혹은 능력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것을 인권침해로 인식하고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 사례들은 특히 이주 외국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약자일수록 가해지는 폭력이 더 심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은 순혈 단일민족주의의 자부심 탓에 이중적이고 취약한 인권의식을 그대로 표출한다. 최근 국내 외국인의 수가 100만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이 매우 중요해지고 필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그런 생각을 따라가기에 우리들의 편견은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다. 보노짓 후세인씨 사건(사례1)과 관련, 한국이주여성인권연대 등 여성단체와 외국인 인권단체, 학자, 개인 등으로 구성된 ‘성·인종 차별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7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반인권적이고 혐오스러운 차별이념의 하나인 인종주의가 한국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았고 그 피해의 정도와 심각성이 큰 반면, 이에 대한 각성이나 공론화, 경찰 등 인권 관련 기관의 의식이나 대책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여성인권센터 활동가 허오영숙씨는 “이번 일은 인종주의와 성차별의식이 결합했을 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됨에 따라 각별히 시민들과 언론 등의 관심과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악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특히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낮은 지적장애 여성들이 ‘성노리개’로 전락하는 일이 잦지만, 수사·사법당국은 이들의 성폭력 피해를 입증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소극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성폭력 범죄를 인지하지 못하고 심지어 가해자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성폭력 피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전국 장애인상담소의 성폭력 상담 현황을 보면 2007년 상반기에 접수된 472건 가운데 지적장애 여성의 피해 상담이 293건(62.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전체 장애인 중 지적장애인 비중이 6%(13만7000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들이 성폭력 범죄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형법과 성폭력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 ‘항거불능’ 단어를 삭제함으로써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곽 의원은 또 친족에 의한 장애인 성폭력 처벌에 있어 친족 범위를 4촌 이내 인척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정부 차원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차별금지법’은 17대 국회에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발의한 법으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등과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예방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도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초 이 법을 법무부가 제정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만큼 현재는 법무부와 국회의원 발의 등의 추이를 모티터링 하고 있다. 17대 당시에도 국회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지만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입법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 이후 추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5월 타계한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대통령 재임 시절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정부는 항상 관심을 갖고 이들을 배려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격차와 분열, 그리고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 해결하려는 자세와 시각이 대단히 중요합니다”라고 말하곤 했다.

권력관계나 권위의식, 인종주의 등에 기인한 약자에 대한 무지한 폭력, 이로 인해 파생되는 균열이야말로 사회 난제로 대두되고 있는 국민통합을 좀먹는 병폐 중 병폐라는 것을 날카롭게 인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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