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여성인력 활용은 국가 미래 성장의 원동력
성평등보다 수월성 중시하는 대학사회 의식 개선 필요

[전문가 좌담] 대학사회 양성평등 확보 위한 해법 찾기

세계적으로 대학 신입생의 과반수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시점에서(일부 국가에서는 여학생 비율이 60%를 넘어서기도 한다) 국가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인력의 활용이 필수라는 점은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지는 지난 2주에 걸쳐 양성평등 선진국 유럽의 대학 내 양성평등 현실과 노력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사회가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특집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연구팀과 정책담당자가 함께 만나는 전문가 좌담을 통해 한국 정부와 대학이 양성평등 대학을 이루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좌담에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과 서울대학교 정진성(사회학과), 김혜란(사회복지학과), 여정성(소비자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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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현재 한국 대학사회의 양성평등의 현실과 가장 큰 문제점은.

박영아=저 자신도 오랫동안 대학에 몸담았기 때문에 여교수에 대한 불평등함을 직접 느낀 바 있다. 2008년도 교원임용 현황을 보면 대학의 전임교수 이상 여교수 비율은 17.7%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여성 교원 중 80% 이상이 시간강사 등 비정규직이라는 점도 열악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도 국공립 대학에 대해 매년 대학별 양성평등 임용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추진실적을 평가하는 등 교육분야 여성인력 진출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것은 임용에 국한되어 있다. 임용 후 여교수들이 제 역할을 하고 승진 등에 있어서 차별받지 않기 위한 양성평등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여교수들이 대학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정책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소 30%의 인원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진성=서울대의 경우 여교수의 비율은 11%로 전체 평균은 물론 국공립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양성평등 면에서 뒤처져 있다. 보직교수의 비율은 돌아가면서 맡는 것이 전통인 학과장을 포함해 8%, 각종 위원회의 여성 비율은 1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 개선된 사항으로 1996년 처음 서울대에 임용됐을 때를 회고해 보면 학장·부학장을 통틀어 역대 여성이 한 명도 없었고 사회대의 경우 여교수가 단 3명뿐이었다.

여성신문=이번 유럽 방문 연구를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김혜란=정부 차원의 일·가족 양립정책을 여성정책이 아닌 가족정책으로 보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출산 및 육아는 여성만이 아닌 가족 모두의 문제이며 가족 생활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을 중요시하고 이를 강조하는 제도 및 정책이 확립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우자의 출산휴가가 무급으로 3일 주어질 뿐이지만 유럽의 경우 유급의 배우자 휴가가 상당히 할애되어 있다. 스웨덴의 경우 아버지가 쓰지 않으면 소멸되는 ‘아버지 휴가’를 따로 두며 인센티브를 주어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여성신문=한국의 경우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은가.

김혜란=특히 대학의 경우 출산휴가 90일도 제대로 사용하는 교수를 거의 보지 못했다. 내 경우 임용 후 3명의 아이를 출산했는데 세 번째 출산의 경우 상당히 눈치가 보여서 출산 한 달 만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교수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박영아=대학에서는 그 3개월이 어떤 기간이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특히 학기 중인 3~5월, 9~11월이 걸려 있을 경우 심적인 부담이 크다. 또한 교수의 경우 강의뿐 아니라 연구비 신청에 있어서도 문제가 된다. 연구비 신청을 심사할 때 지난 3년간의 연구 실적을 토대로 평가를 하게 되는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받았을 경우 그 기간만큼 손해를 보게 되어 이 기간을 제외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 교수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복귀 시 1~3년간 일정 규모의 연구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안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여정성=‘승진소요연한 신축적용’(stopping tenure clock)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외국의 많은 대학에서는 출산할 경우 승진심사 기간을 그만큼 늘려주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놀라운 것이 지난달 학회 참석차 대만에 갔을 때 대만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운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출산휴가를 제대로 받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여교수들은 출산휴가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날부터 굉장한 부담감을 느낀다. 복귀 후 적응을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여성신문=한국 대학 사회의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우선 과제는.

정진성=우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유럽 대학의 경우 대부분 양성평등 추진을 위한 전담 기구와 전문 코디네이터 및 카운슬러를 갖추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대학교원임용양성평등추진위원회가 있어 추진기구가 존재한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이는 임용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위원장도 교무처장이 겸직하고 있다. 양성평등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 및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박영아=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여교수의 수를 늘리는 것과 더불어 여교수의 지위를 높이고 대표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교수의 승진이나 정책결정 기구 참여를 위한 대학의 자체적인 정책 마련이 우선되어야 하며 정치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법률 개정 등 제도적인 보완이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국·공립 대학부터 성평등 업무 추진 기구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여정성=여성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서울대 23개 단과대학 학장단 중 여성 학장은 전통적으로 간호대학과 생활과학대학뿐이었고 2005년 신수정 교수가 음악대학의 첫 여성 학장이 되면서 겨우 3명이 되었다. 처장의 경우 정운찬 전 총장 시절 처음으로 2명의 여성 처장이 배출됐다. 이런 상황이라 부총장 및 학장·처장들로 구성되는 인사평등위원회의 경우 총장 지명 할당인 5명을 모두 여성으로 선출하고도 여성비율 30% 규정을 맞추지 못하는 형편이다. 스톡홀름 대학의 경우 여교수 비율은 21% 정도지만 각종 위원회의 50%를 여성으로 할당하고 있다. 

여성신문=대학의 양성평등 정책이 가야 할 방향은.

박영아=과거에는 우리 사회가 전문직 여성에 대해 “당신들이 잘나서, 자아실현을 위해 직장을 가지고 남성의 직장을 빼앗았으니 일어나는 문제는 알아서 하라”라는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출산 시대와도 맞물려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일하는 여성들의 문제가 당사자뿐만이 아닌 사회 전체적인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선진 제도를 도입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또한 유럽의 학계 여성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네트워크 개발과 멘토링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배 여교수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 여교수의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경우 타 전공분야에 비해 경력 단절 후 노동시장 재진입이 더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김혜란=대학이라는 사회는 성평등보다는 수월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굉장히 팽배해 있다. 남녀를 떠나 ‘무조건 잘하면 되는 거다’라고 여기며 눈에 보이는 서류상의 차별이 없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성차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유럽의 경우 성평등이 이루어질 때 수월성도 높아진다는 인식이 확립되어 있었다. 여교수들의 경우 출산 시기가 승진 시기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단순한 비교로는 무리가 있다. 양성평등 추진 시 역차별에 대한 반발을 막기 위해서도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마이너리티를 위한, 젠더 이슈가 아닌 사회통합 이슈로 정책 추진 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정성=현재의 대학 내 양성평등 관련 위원회가 하는 일은 임용 과정에서 여성이 차별받는 점이 있는가를 감시하는 것이 유일하다. 대학 사회에서 여성인력 활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용과 관련된 적극적인 조치와 함께 신규 인력이 지속적으로 활동해 나갈 수 있는 ‘메인트넌스(지속적 관리)’ 차원의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 출산휴가를 내게 되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N분의 1’의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출산휴가의 제도화뿐만 아니라 그 기간 ‘플러스 알파’의 인력 고용에 대한 부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프로필>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물리학 박사를 취득한 후 명지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아태물리학연합회 여성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했다. 제18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이며 국회 미래과학기술·방송통신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덕성여대를 거쳐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엔 인권소위 위원 및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했으며, 유엔 인권이사회 초대 자문위원 및 자문위원회 부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유엔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혜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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