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 신·증설 ‘하늘의 별 따기’
국·공립유치원 신·증설 ‘하늘의 별 따기’
  • 정백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8.07 12:31
  • 수정 2009-08-07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청, 사립유치원 눈치 보기에만 급급
불합리한 공립기관 설립 지침도 ‘걸림돌’
치솟고 있는 유아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공립유치원이 학부모들의 수요에 크게 못 미칠 정도로 부족해 학부모들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유치원 취원율은 38% 정도. 이중 국·공립유치원의 취원율은 취원 대상인 만 3~5세 유아 140여만 명 중 11만9000여 명, 8.4%에 불과하다.

국·공립유치원의 인기는 매우 높은 편이다. 한달 수업료는 서울 기준 월 3만3000원으로 사립유치원의 수업료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임용고시를 통과한 우수한 교사들이 유아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과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공립유치원 입학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치원은 대부분이 국·공립으로 운영되고 있는 초등학교와 달리 사립유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수업료가 비싼 사립유치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국·공립유치원의 신·증설. 그러나 일선 교육청의 의지 부족과 불합리한 지침으로 국·공립유치원의 숫자는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신·증설 유치원 희망 조사를 실시한 서울시 11개 지역교육청에 따르면 모두 24개 학교에서 신설(2교) 및 증반(22교 23학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 지역교육청의 ‘검열’을 거쳐 시교육청에 신·증설이 요청된 학교는 3개 교육청에서 단 3개 학교, 3개 반뿐이다.

지역교육청 담당자들은 “공립유치원은 주변 육아시설, 유치원이 부족할 때만 신·증설하도록 지침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시교육청의 ‘공립유치원 중장기 설립기본방침’에 따르면 단독으로 세워지는 단설유치원은 아예 ‘억제’를 명시하고 있고, 신·증설은 ‘유휴 교실이 있고, 육아시설 및 유아교육기관이 부족한 지역’으로만 한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서울시내에는 고작 137개의 국·공립유치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총 396학급 1만469명이 취원해 전체 취원 대상 유아 25만4884명의 4%만을 수용하고 있다.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보니 공립유치원을 홀대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교육행정”이라고 지적했다. 2년 연속 유치원 증설 요청이 좌절된 한 학교의 교장도 “신고만 하면 설립이 가능한 가정보육, 사립유치원 사정을 다 감안한 후엔 공립이 설 여지가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공립유치원의 신·증설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예산 및 공무원 배정 문제에 있다. 한 교육청의 관계자는 “적은 예산으로 많은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립시설을 놔두고 공무원 수와 예산을 크게 늘려야 하는 공립유치원을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내년 유치원 입학을 희망하고 있는 한 학부모는 “정부가 국민에게 걱정만 주는 사교육 안정 대책에 골몰하기보다 가장 기초적인 국·공립유치원 설립 문제부터 손을 대면 사교육 문제의 큰 맥이 풀리지 않겠느냐”면서 정부의 확실한 유아 사교육비 대안 마련을 희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