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혼자서 구두를 고르지 못할까’는 최근 마마보이, 마마걸 현상이 중대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란 저서로 국내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부부 심리학자 로리 애슈너와 미치 마이어슨의 두 번째 저술로 자존감 분야의 전문가라는 이들 부부의 명성답게 날카로운 눈썰미와 분석력이 돋보인다.
‘몸은 어른, 마음은 아이인 사람들을 위한 14가지 심리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사랑’에 갇혀 자란 사람들(어른아이)의 14가지 심리적 증상을 분류하고 그들이 변화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한다.
어른아이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함 ▲다른 사람의 인정과 승인을 받고 싶어함 ▲자기 책임이 아닌데도 죄책감을 느낌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낌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함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자 함 ▲한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지 못함 ▲자신을 비판하는 경향 ▲잠재의식 속에 숨겨진 특권의식 ▲서툰 감정표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성격 ▲성공에 대한 두려움 ▲거식증, 폭식증, 비만 증상 ▲부모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이다. 만약 이 중 10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자신을 어른아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자녀를 너무 사랑하다보니 품안에서 떠나보낼 수 없는 부모, 그리고 부모의 건강하지 못한 지나친 집착의 결과 성인이 돼서도 고통 받는 어른아이들 양쪽 모두에게 해법을 제시한다. 지나친 자식 사랑으로 정작 자신의 삶을 챙기지 못하는 부모들에겐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소망을 버릴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저자들은 완벽은 환상이고 완벽을 추구하기로 결정한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을 선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단언한다. 자녀들에겐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권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법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터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특히 저자들은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부모에게 모든 사생활을 털어놓지 말라고 말한다.
부모와 상호 의존 관계에 묶여 있는 사람은 실마리를 던지거나 폭탄 발언을 함으로써 부모가 끼어들 여지를 준다는 것. 그런 과정을 겪은 후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재정리될 때 ‘어른아이’는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그녀는 왜 혼자서 구두를 고르지 못할까 (로리 애슈너·미치 마이어슨/ 고빛샘 옳김/ Y브릭로드/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