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전통결혼 문화와 의식

몽골에서 결혼식은 성대하고 거룩한 날이다. 족두리 쓰고, 연지 곤지 찍고 시집가는 결혼 풍습이나 아이를 낳아 금줄을 치는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 몽골의 결혼 풍습을 살펴보면 유목민 기질이 잘 드러난다. 몽골인들은 말 타기와 강인한 체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재산도 소유한 말과 양으로 측정한다. 따라서 이들의 결혼예물에는 말과 양 등 가축이 빠지지 않는다. 단 낙타와 산양은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랑이 청혼을 위해 신부 집에 갈 때는 장인이 내는 일정한 시험을 치러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험은 대개 신랑이 손가락으로 삶은 양의 목 부분을 찢어 살과 뼈를 제대로 분리해내는 가를 보는 것인데, 이 시험을 통해 신랑의 힘과 용감함을 본다. 이 외에도 ‘가투취(假鬪嘴)’라는 독특한 풍습도 있다. 이는 신랑이 신부의 집에 갈 때 문전에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 차례 실랑이를 벌이고 버티는 거짓 싸움을 가리킨다. 이때 신랑은 신부를 사는 가격을 흥정하면서 분위기를 시끌벅적한 잔치 분위기를 만든다. 한국의 함 문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몽골의 전통 혼례에는 우유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은 유목민의 생활풍습 때문이다. 유목민은 건조한 들판에서 생활하는 만큼 수분 섭취가 어려워 가까이에 있는 가축의 젖을 이용하게 된다. 이들에게 우유는 중요한 생활의 필수품이고, 더 나아가 신성시 여겨지며 깨끗하고 순수한 의미로 잡귀를 물리치는 도구의 의미도 있다. 대개 결혼식 1년 전에 남자 쪽에서 먼저 우유와 유제품 등을 여자 집으로 보내 청혼한다.

결혼 날짜는 유제품이 많이 나는  가을 초로 잡는다. 먹거리가 풍부하고 겨울 준비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때라 한가하기 때문이다. 몽골 결혼식 문화는 한국과 다른 점도 많다. 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몽골 고유의 아름답고 건강한 전통 혼례의식은 과거 씨족·부족 사회에서 서로 간의 유대를 위해 행해졌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풍습은 사라지고 보통 결혼을 하는 당사자들 간의 자유의지를 통해 결혼이 이루어진다.

몽골의 결혼식은 크게 청혼(약혼), 혼례 준비, 신부 데려오기, 혼례식, 신부 집 방문, 재산 분배의 절차를 거친다. 결혼 준비로 분주해지는 것은 신랑 측이다. 청혼에 성공한 뒤에 신랑은 무당을 찾아가 결혼을 할 좋은 날을 얻는다. 날짜가 정해지면 신랑 측 가족은 친지들을 모아 결혼할 음식 등을 장만한다. 각종 고기, ‘오츠’와 같이 양 한 마리가 전부 들어가는 요리는 남자들의 차지다. 신랑 측에서 장만하는 것은 음식뿐만 아니라 신혼부부가 앞으로 살게 될 새로운 게르(집) 역시 포함된다. 결혼식에 대한 모든 절차는 모두 신랑 집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식 전날 신랑의 집은 무척 분주할 수밖에 없다.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주는 선물로는 주로 술이나 옷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