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자영업자·소상공인 "솟아날 구멍이 없다"
여성 자영업자·소상공인 "솟아날 구멍이 없다"
  • 전희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7.24 12:36
  • 수정 2009-07-24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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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빌리는 데 5년치 선이자만 60만원
"경제 개미군단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돼야"

 

지난 6일 찾은 서울 신당동의 민생경제연대 사무실에서 여성 자영업자들이 경제난으로 인한 고충과 답답한 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blog.nvcoin.com cialis trial coupon
지난 6일 찾은 서울 신당동의 민생경제연대 사무실에서 여성 자영업자들이 경제난으로 인한 고충과 답답한 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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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로 인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폐업이 속출하면서 2009년 2월 전국 자영업자 수는 555만8000명으로 2000년 2월 552만4000명 이래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여성 자영업자들이 호소하는 애로도 크다.

자영업자 및 영세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 ‘민생경제연대(이하 민경련)’를 지난 6일 찾아 여성 자영업자들과 민경련 관계자들이 모여 털어 놓은 답답한 심정을 들어봤다. 

구선회 민생경제연대 여성 대표=최근 경기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회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여성 회원들의 수도 늘었다. 1300여 개 회원사들 중 여성 사장은 300여 명 정도.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솟아날 구멍이 전무할 것 같은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함께 경제문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 일환으로 회원사들이 생산한 제품을 서로 공장도 가격에 팔고 사는 윈윈 전략의 ‘신(新) 품앗이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김미영 세진유통 대표(미니 커피자판기 판매 및 대여업)=이전에는 주 거래처가 식당이었는데 요즘 워낙 음식점 장사가 안 되는 데다 신용카드 결제가 많아 자금 회전율이 좋지 않다 보니 돈을 받기 쉽지 않다. 보통 200만~300만원 정도이던 미수금이 1000만원 가까이 불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그나마 자금 및 결제 상황이 괜찮은 회사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영업을 뛰고 있다. 기가 막힌 일은 여자라고 무시하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남자들이 봉고차를 몰고 다니면서 거래처를 가로채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또 커피를 팔러 다닌다고 생각해서인지 짓궂게 구는 남성들도 한둘이 아니다.

불황으로 여성 텃밭 분야에 ‘男風’ 일어

최정순 삼성생명 을지TC지점 세일즈 매니저(보험업)=불황은 여성 텃밭인 보험업계에 남풍을 몰고 왔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명퇴를 당한 40대 중년 남성들이 큰 자본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보험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그것도 대졸 출신들, 사회에서 ‘한 자리’ 하던 사람들이 상당수다. 예전에 30명 중 1~2명이 남자였다면 지금은 남성과 여성 비율이 7 대 3으로 역전됐다. 하지만 여기에도 나이 제한이 있다. 35~40세 정도만 가능하다. 아직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연륜과 경험, 숙련된 노하우를 갖춘 전문 인력이 그대로 사장되는 것이 아깝고 안타깝다. 나이 제한의 벽을 없애고 문을 더 넓혀야 된다.

구선회 대표=화장품 업계에도 남풍 강세의 움직임이 보인다. 여성 중심 조직의 벽을 허물고 남성들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마찬가지로 남성 업계에 대한 진출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정민주 스킨파이브코리아 대표(의료기 유통업)=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다. 실적 없이 거래망을 뚫기란 상당히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특히 실적 없는 영세한 사업자는 대기업, 백화점에는 명함도 못 내민다. 무엇보다 인맥이 있어야 하는데 인맥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아닌가. 거래망 확보 등에 있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미영 대표=자금 여력이 좋지 않은 여성들은 세금을 많이 내지 않으려고 소규모 화장품이나 가방, 옷 가게를 사업자등록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꼭 필요한 때 대출을 받고 싶어도 서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사업자등록증이 없어) 500만원도 못 빌릴 때가 있다. 그리고 대출 관련 서류를 작성하더라도 매출이 얼마인지, 집이 본인 소유 또는 전세인지를 다 기입하도록 하고 있는데 내 집이 아니면 퇴짜 맞기 일쑤다. 소상공인들 사정에 맞는 대출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유명무실’

이희순 청암전산폼 대표(전산용지 제조업)=자영업자들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디트(무보증 소액 대출 제도)가 있다지만 200만원을 빌리는 데 5년간 이자로 60만원을 선납하니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이 얼마 되겠느냐. 이 제도도 결국은 유명무실하고 금융기관들은 절대 손해 안 보겠다는 심산만 담겨 있는 것이다.

장준영 민생경제연대 상임대표=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판매, 영업, 납품 등 1인 다역을 해내고 있다.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니 제도적으로 사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종업원과 구별이 없는 거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이 지금 경제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이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보다 시급한 문제가 어디 있겠는가. 주부이면서 엄마인 여성 사장들이 제품을 나르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경영자이면서 직원으로 조그만 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운운하며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대기업 위주의 노조 시스템을 영세 자영업에까지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래됐다. 이는 현 정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김영삼 정부 시절 외환위기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일본 경제가 탄탄한 것은 중소기업 지원 및 제도가 잘 돼 있어서다. 얼마 전 일본의 한 기자는 최근 아소 총리의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 친 것이 이에 대한 행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한다. 경제 현장에서 땀 흘려 뛰는 진짜 민생 주역인 사람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하루 속히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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