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옥 선배 추모등반 함께 하려 했는데…"
여성산악회 새로운 각오로 뭉쳐…밴프산악영화제로 산악인구 저변 늘릴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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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미영이는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랭킹 1위는 물론 세계 랭킹 5위까지 올랐던 아이다. 산악스키, 빙벽, 최근엔 고산 등반까지 마음먹고 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일이었다. 집중력도 강해 뭔가 하면 끝장을 보는 후배인데. 이런 후배가 나오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려 그의 손실이 너무나 크고 안타깝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여성 산악인들도 마음을 추스르고 새롭게 뭉쳐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됐다.”

산악인 고미영씨의 영결식 다음날 만난 배경미 한국여성산악회 회장. 21일 영결식에서 그가 읊은 “우리가 가진 가장 뜨거운 마음을 당신이 되돌아가는 길에 바칩니다”라는 헌시가 아직도 울려 퍼지는 느낌이다. 마침 곧 가셔브룸 1봉 베이스로 들어간다며 고씨의 영결식을 묻는 후배 산악인 오은선씨와의 전화통화를 끝낸 직후라 고씨를 잃은 상실감이 더한 듯했다.

배 회장은 12일 새벽 5시에 고씨가 낭가파르바트 하산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10여 일을 생업(푸른유학 대표)을 접고 대책본부로 달려가 대한산악연맹, 코오롱스포츠와 유기적인 관계 속에 내부 일을 도맡다시피 했다. 그 ‘전쟁터’에서 막 빠져나온 지금, 후배의 비극적 죽음은 그에게 슬픔을 넘어 “산을 오른다”는 것 자체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안겨준다.

“굉장히 어렵지만, 정상이 바로 눈앞에 있어도 자신의 체력을 봐서 안 되겠다고 돌아서는 냉철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산소조차 희박해 육체적으로 힘들어지는 그 때, 정확한 판단을 하기란 정말 힘들고, 정상을 포기하기란 그보다 더 힘들다. 당사자의 생각과 판단,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그가 가장 괴로웠던 것 중 하나는 단편적인 보도를 통해 빚어지는 피상적인 오해들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비극이 산악인 오은선씨와의 무리한 경쟁에서 빚어진 사고라는 시각.

“그 애들과 항상 같이 있었고 등반도 같이 한 입장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두 사람이 선택한 목적이 (8000m 대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14좌를 완등하는 것이고,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한 경쟁이라기보다는, 한 번은 겪어야 하는 과정이었고 서로가 좋은 카운트 파트너로 선의의 경쟁을 했다.”

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등반 스타일부터 달랐다. 원래 스포츠 클라이머였던 고씨는 2005년부터 고산 등반을 시작했고, 오씨는 이미 1997년부터 고산 등반을 해왔다. 그래서 고씨는 “먼저 올라가는 것은 은선 언니가 하고, 난 나대로 최단 기간에 올라가는 단시간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얘기하곤 했다. 그는 “이 둘의 경쟁은 엄밀히 따지면 부장 자리 하나 놓고 과장 2명이 열심히 일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경쟁의 본질적인 문제였다. 위험요소가 훨씬 많은 것만 다를 뿐이었다”고 잘라 말한다.

2002년 여성산악회가 출범한 배경엔 이번 고씨 사고 못지않은 비극적 희생이 있었다. 바로 1999년 선배 여성 산악인 지현옥씨가 엄홍길씨 등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다 실족사한 것. 여성 산악인들은 “도전을 선택하면 할수록 죽음도 우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절감했다고 한다.

여기에 등반 대상지 선정에서부터 원정대에 합류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남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현실에 대해 오랫동안 가져왔던 문제의식이 표출됐다.

“남성과 여성이 체력적으로 안 맞는 게 사실이고, 등정을 가도 원정대에 참가할 기회는 남성에게 먼저 주어진다”는 것. 그래서 “비슷한 체력과 비슷한 감성을 지닌 여성들끼리 선후배 울타리가 돼 등반하자”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고 여기에 선배 뜻을 이을 후배를 길러내야 한다는 다급함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1988년 매킨리 여성원정대, 1993년 에베레스트 여성원정대 등 원정 경험을 쌓은 여성 산악인들이 주도해 여성산악회가 탄생했다.

2007년 취임한 배 회장은 덕성여대 산악부에 가입하면서 산을 오르기 시작,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 북미 최고봉 매킨리, 남미 최고봉 아콩카고아 원정 등 숱한 등정 경험에 산악연맹 최초의 여성 상임이사가 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그가 여성산악회 창립 초기부터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은 당연한 일. 그는 매년 4월 29일 지현옥씨 추모일이면 서원대에 세워져 있는 지씨의 동상 앞에서 여성 산악인들과 함께 조촐한 추모제를 열어왔다.

특히 이번 가을엔 지씨 추모 10주기가 다가옴에 따라 ‘여성산악회’ 이름으로 고씨와 오씨도 함께 참여해 추모 등반을 하기로 계획했었다. 14좌 중 최소 1좌는 여성 산악인들이 함께 하자는 취지로.

등산학교에서 만난 암벽강사 김태삼씨와 결혼해 고3 아들과 중3 딸을 둔 그는 생후 5개월 된 첫 아이를 업고 산에 올렸을 정도로 산을 향한 열정이 충만하다. 여기에 산악연맹 학술정보위원, 계간 ‘산악인’ 편집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연맹 국제교류 이사로 활동하는 등 비공식적·공식적 생활 모두 산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처럼 삶에 녹아든 ‘산’ 때문에 그는 하루 빨리 정부가 주도하는 체계적인 등산교육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격월로 최소 한 번 산에 오르는 등산 인구가 1700만에 이르는 현실에선 더욱 더 다급하다.

“우리나라처럼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느는 곳도 드물다. 그런데 사람들에 대한 등산 기본교육, 즉 보행법, 산에서의 옷차림, 미국처럼 산에선 아무 것도 두고 내려오지 않는 환경의식, 기후 대처법, 예절법부터 산에서 과연 어떤 것을 얻어올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적극적 교육 시스템이 있어야 지금의 등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그래야 산도 보호하고 그릇된 산행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배 회장은 문화교육의 일환으로 캐나다 로키산맥의 작은 마을 밴프에서 열리는 산악영화제의 수상작을 국내에 들여와 순회 상영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상영 첫 주에 전회가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

그는 영화제를 통해 “산에 오르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세상사에 아등바등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깊고 넓어진” 산악 인구가 훌쩍 늘어나길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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