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산악계 큰 별 히말라야서 지다
여성 산악계 큰 별 히말라야서 지다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7.17 12:30
  • 수정 2009-07-17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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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영 대장 사망 소식에 산악계·스포츠계 등 각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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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도전 중 낭가파르바트 정상에서 실족사고로 사망한 여성 산악인 고미영(사진)씨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산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등반에 대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나타낸 그였기에 주위 사람들이 받은 충격과 슬픔은 컸다. 가족은 물론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산악계와 체육계 관계자들과 지인들의 슬픔은 누구보다 깊었다. 특히 산악인들과 여성들은 뛰어난 재능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인재를 잃었다는 상실감으로 인해 슬픔을 배로 느껴야 했다.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여성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여성 산악인의 별을 잃어서 산악계 전체가 상을 당한 것과 같다”며 비통함을 전했다. 이 회장은 “지금 세계 여성 산악인이 11~12개 산 등정을 놓고 각축을 벌이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몇 개를 남겨놓고 사고가 났기에 너무나 안타깝다”며 “고미영씨는 평소 인간관계가 좋고 스포츠 클라임 선수로 시작해 고산 등반의 전문가로서 변신해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갑자기 이런 비보를 들으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배경미 한국여성산악회 회장은 “사랑하는 후배를 곁에서 볼 수 없어 안타깝다”며 “후배들을 위해 동력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인데 이루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고미영은 스포츠 클라임 분야에서 알파인으로 전향하면서 그 자신이 국가 대표급 선수로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었고 후배 선수들이 대회에 나갈 때마다 곁에서 챙기곤 했다”며 “고산 등반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고 산악회에서 웃음과 즐거움, 밝음을 보여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던 친구였다”고 회고했다.

배 회장은 “여성산악회에서 부회장으로서 오은선 등과 함께 앞으로 여성 산악계를 이끌어 갈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었는데”라며 애석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성스포츠계의 대모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도 크게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전 촌장은 “11번째 정상 정복 뉴스에 뒤이어 실종됐다는 소식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하며 살아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며 “산악계에서 크게 활동하는 유능한 여성 인재를 잃어버려서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전 촌장은 또 “산악이란 게 대가가 있는 일도 아니고 자기와의 싸움이자 인생의 목표였을 것”이라며 “마지막 두 개의 정상을 정복해 꽃을 피웠어야 했는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을 모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촌장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관계는 아니지만 여성 산악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고미영씨와 오은선씨가 등정에 성공하고 돌아오면 함께 축하행사를 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고씨는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고산 등반의 매력에 빠져 1991년 코오롱 등산학교로 등산에 입문, 스포츠 클라이밍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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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
산악인으로는 크지 않은 160㎝, 48㎏의 신체 조건이었지만, 호탕한 성격에 남성을 능가하는 폐활량을 자랑했다. 고 대장은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해발 6047m) 등정을 시작으로 고산에 관심을 보였다.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201m), 2007년 5월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 잇달아 올랐다. 지난해에는 히말라야 마나슬루(8163m)를 무산소 등정했고, 올해에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히말라야 마칼루, 칸첸중가, 다울라기리를 오르는 괴력을 보였다. 이번 낭가파르바트는 그가 정복한 11번째 봉우리다. 그는 지난 11일 오후 6시(현지시간)쯤 낭가파르바트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6300m 지점의 ‘칼날능선’에서 1000m 아래로 추락해 다음날 12일 낮 12시께 파키스탄 수색 헬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고씨는 해발 5300m 지점 눈밭에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바라보는 자세로 누워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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