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용 현황 토론회
돌봄 노동에 대한 직무 분석 시급
지역아동센터 복지사는 경력 단절, 전문대 졸 이상의 고학력, 3040 기혼 여성의 유입 정도가 높은 대표적인 돌봄 일자리다. 이곳의 고용 현황을 평가하고 ‘좋은 일자리’로 바꾸어나갈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다른 돌봄 노동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 복지부가 지난 6월 ‘사회복지전단체계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통해 돌봄 서비스 사업을 1개 사업으로 통합하고, 방과 후 보육시설과 청소년 공부방을 지역아동센터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이번 지역아동센터 일자리 현황 조사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은 연구위원은 지역아동센터의 일자리가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에게 취업 기회를 주지만, ‘괜찮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4월 한 달간 충북, 울산, 대구 등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84명의 심층면접 자료 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다.
이유로는 정부의 예산 부족, 그에 따른 열악한 노동환경, 돌봄 노동 가치에 대한 사회 인식이 없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지역아동센터 복지사들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의 특수성으로 인해 초과 비상근무에 시달리는 장시간 노동으로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의 월 평균 급여는 대략 80만원에서 110만원 정도였으며, 시설장은 대부분이 무급이었다.
또 약 70%가 계약 및 파견직으로 근무해 고용 불안정이 심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퇴직금 적용 비율이 사업장의 70%가 채 안 돼 복리후생의 질도 떨어졌다. 하지만 복지사들의 취업 동기를 살펴보면, 아동 및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전공 관련성이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른 복지사들의 높은 기대치와 열악한 고용환경이 충돌하면서 잦은 이직 현상이 나타났다.
또 복지부가 여성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아동복지사를 지역에 파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존의 생활복지사와 갈등이 생겨 이것 또한 풀어야 할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 연구위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에게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 확립 ▲직무 분석을 통한 적절한 처우 개선 시급 ▲지역아동센터와 유관 기관 및 지역에 맞는 공보육 연계망 개발 ▲여성의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부처 간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제안했다. 신미혜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총장도 여성의 돌봄 노동 일자리가 평가절하 되고 있다며 아동 서비스 영역의 직무 분석을 구체화할 수 있는 연구 단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교과부와 복지부가 이중으로 진행하는 것을 하나로 일원화해 방과 후 관련 아동 복지사업이 공공화·제도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기환 복지부 아동청소년권리과 사무관은 “돌봄 분야 사업이 사회라는 큰 범주 안에서는 관심 분야가 아니라 우리끼리 얘기해서는 정부가 관심 갖기 힘들다”며 “핵가족화 시대를 맞아 지역아동센터의 돌봄 일자리가 중요한 사업임을 사회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단체들이 나서 여러 방식을 통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이 같은 고민을 담아 돌봄 노동자에 대한 법적 지위와 제도적 개선을 위한 ‘돌봄 노동 종사자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올 하반기에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