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명심해야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명심해야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07.10 14:59
  • 수정 2009-07-1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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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체 망라한 ‘범여성정치네트워크’ 구축 절실
정당공천제·30% 여성할당제 등 의무화시켜야
여성연대 위해 양보·타협으로 구심점 역할 할 것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http://lensbyluca.com/withdrawal/message/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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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슬퍼요, 슬퍼. 소위 진보와 보수로 여성들까지도 색깔이 나뉜 것이…. 현실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여성들의 강한 네트워킹이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회의도 들고. 정치이슈는 갈릴 수 있어도 여성이슈에선 힘을 합칠 수 있는 의식이 절실하고, 이게 해결되면 이번 선거에서 여성들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의 대담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내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 회장은 2010 지방선거를 위해 ‘스트롱 네트워크(strong network)’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범여성정치네트워크를 결성하는 주축 역할을 기꺼이 하면서 필요하다면 ‘양보’도 불사할 각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계 스스로의 인재 발굴과 지원, 그리고 여성 후보 동반 출마 캠페인 등으로 출마 붐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어찌 보면 여성 정치 진출의 교과서 같은 조언이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 걸스카우트 활동으로 시민사회운동을 시작해 정무장관(제2실) 차관을 거쳐 14·15·16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다시 여성운동계로 돌아온 그의 이력 자체가 그의 주장의 생생함과 절절함을 방증한다.

그동안 그는 ‘여성’과 ‘정치’를 조합한 첫 시도로 1989년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를 설립하고, 90년대 여성할당제 실현을 위한 여성연대 운동을 거쳐 16대 국회에선 비례대표 여성 30% 할당을, 17대 국회에선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김 회장은 현재 당적도 없고, 19대 국회에 재입성할 생각은 더더구나 없다. 그러나 여성 정치진출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자신이 20여 년간 몸담았던 정당을 향해 “실력 발휘를 해”라고 그동안 자제해왔던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의 자신감과 각오는 소송과 부채 문제를 거의 마무리 짓고 50주년을 향해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여협의 정상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번 이연숙 전 국회의원을 만났을 때(1037호 기사), 여성계가 현재 단체마다 의견이 각각이지만 회장님이 이 문제를 잘 조정해 해결해 나갈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으셨다. 그동안 여협이 내홍을 겪은 것도 여성계 결속이 쉽사리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하는데.

“일반 국민이, 또 남성들이 여성계를 주시하고 있는데, 여성계가 안에서부터 갈라져 보이는 것은 안 좋다. 첫째도, 둘째도 여성들이 뭉쳐야 하고, 그래서 ‘일치된 목소리를 만드는 게’ 내년 선거의 관건이다. 지역구 공천 50% 여성할당을 의무 규정으로 만들든지, 그게 힘들면 30% 여성공천을 의무화해 이를 어길 시 패널티를 강하게 하든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여성연대가 불가능하다? 이건 리더십의 문제다. 저기 김정일과 손잡는 리더십도 있었는데 이게 안 되겠나(웃음). 사실 여협이 이런저런 문제로 힘이 약화되고, 정치에 대한 관심조차 줄어든 것도 문제였다.”

-여성 연대를 위해선 힘 있는 단체의 양보가 특히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여협의 의지가 있는가.

“물론이다. 문 다 열어놓고 준비 중이다. 범여성정치네트워크 같은 연대체를 올해 내로 만들고, 여성단체들을 여협, 여성연합, 중앙과 지방 할 것 없이100개고 200개고 다 참여하게 해야 한다. 또 비례대표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성들이 지역구에 활발히 입후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실 정치의 쓴맛을 체득한 분으로서 다음으로 필요한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성이 여성을 발굴하고 격려해 출마시켜야 한다. 남성들은 이런 일 절대 안 한다. 남성들 중 여성들이 정치권력을 갖는 것이 정상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여성 스스로도 여성이 정치하는 게 왠지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 삶의 문제와 답이 다 여기(정치)에 있는데, 여성들이 능동적으로 들어가 일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론 동반 입후보 분위기, 일명 ‘친구 따라 강남 가기’ 캠페인을 활발히 전개했으면 한다. 구체적으론 단체마다 ‘등록금’을 만들어 여성 후보 출마를 도와줬으면 한다. 이건 내 통계가 아닌 정치학자들의 통계인데, 출마 등록하는 순간 당선율은 30%에 육박한다고 하더라.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여기에서 5% 안팎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데, 요즘 추세는 박빙 승부니 여성들도 입후보만 하면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돈에 좀 여유가 생기면 여성정치기금재단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제도적으론 지방의원 정당공천과 선거구제에 대한 논란이 많다.

“지방의원 공천 배제는 한편으론 일리가 있지만, 공천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여성들은 조금 더 힘들어진다. ‘내천’이 생겨 까다롭게 돌아갈 수도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만 놓고 본다면, 공천을 하고 여기에 여성할당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선거구제의 경우, 지금 시점에서 틀을 크게 바꾸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중대선거구제로 해서 선거의 과잉 열기를 좀 뽑아내주고 선거판을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다. 광역으로 되면 어디 가서 부정선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홍보물 정도 돌리는 수준에서 그치겠지. 그러면서 여성과 소외계층에 일정 할당을 해주면 된다. 이건 유럽에서 주로 쓰는 방식이다.”



-정계에서 여성을 위한 투사로 유명하셨다. 지금도 “김정숙 의원처럼 할 자신은 없다”고 말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있다. 여성연대의 힘으로 국회에 입성한 여성들조차 여성을 위해 별 힘을 쓰지 않는 것을 보며 여성정치 세력화에 대한 회의로 맥 빠질 때가 있는데.

 “그래서 남성들이 날 ‘공공의 적’으로 본 것 같다. 호평인지 과대평가인지 모르지만 내가 나타나면 ‘저기 (여자) 30명이 온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여성위원장 6년 하면서 ‘여성운동 하려면 밖에서 하지 왜 당에서 해’ ‘입만 벌리면 여성 몫 챙겨간다’ 소리도 숱하게 들었다. 당 총재까지도 내 진정을 알지만 다른 사람 눈이 무서워 날 만나길 꺼려할 정도로. 게다가 ‘여자끼리 뭉치면 손해본다’는 생각에 정계 여성들도 지지해주지 않고…. 그래도 결국 힘이 된 것은 동료 여성 의원들이더라. 당시 (여성문제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던 여성 의원들도 오히려 내가 나오고 나니 더 적극적으로 되는 것을 보면서 지도최고위원 등 당 고위직에 올라보니 남성 정치판의 생리를 체득하게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20여 년 이상 정계에서 활동하면서 3선 의원까지 역임하셨다. 그런 만큼 여성 정치진출을 위한 쓴소리에 정치권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을 것 같다.

“난 30대 중반에 당에 들어가 60이 다 돼 나왔다. 현재 당적도 없다. 이후 5년간은 오히려 조심스럽게 처신해왔다. 자꾸 무슨 소리를 하면 괜히 내가 활동한 물에 침 뱉는 격이라는 생각에 가슴 졸이며 당이 잘 되길 바랐다. 할 얘기 많아도 어조를 낮춰 정치적으로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다가올 여성 정치참여 시즌에 ‘실력 발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정치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 메커니즘을 다 알고 미리 읽는 게 있는데.”





김정숙 회장의 정치판 생존전략 5계명

여성들이여, 정치문화 개혁의‘투사’가 돼라

현실정치와 여성운동계를 오가며 김정숙 회장은 남성 정치인들의 ‘그들만의 리그’에 대응할 나름의 전략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반응에 주눅 들어 미리 포기하지 마라.



김 회장은 여성할당과 여성전용 광역선거구제 등이 논의될 때마다 ‘위헌’ ‘비논리적’이란 제동이 강력히 걸리곤 했다고 회상한다. 여성 정치인들끼리의 공감과 연대, 그리고 이후 대안 제시만 이루어진다면 이런 반응에 주저앉을 필요가 없다.

둘째, 제도적으로 여성들의 수를 늘리는 게 최선의 지름길이다.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회의 이후 “어느 한 젠더가 전체의 6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대세가 됐다. 남성들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이를 십분 활용해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 모두에 여성할당을 동시에 적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로 뚫고 나가야 한다.

셋째, 이미 만들어진 제도가 준수될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하라.



중대선거구제와 여성공천 할당 의무화를 주장해야 하는데, 50% 등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기존 30% 권유 조항을 ‘의무’로 바꾸면서 동시에 정치자금법을 적극 활용해 이를 지키는 정당엔 정확한 인센티브를, 어기는 정당엔 엄한 패널티를 주도록 워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여성이슈에 관해선 당리당략 따지지 말고 실제적으로 연대하라.

지난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이 결정되기까지는 여야 여성의원들의 연대가 주효했다. 각 당 여성 의원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당 수뇌부에 “저쪽에서 50% 여성할당을 할 것 같은데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적극 부추겼다.

다섯째, 남성 정치인들도 여성 표는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적극 활용하라.

김 회장에 따르면 “남자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감히 못 한다”는 것. 여성 유권자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인데, 이때 당의 최고 결정권자가 결단하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성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수긍하고 따라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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