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 뜬 ‘유령 자사고’
인천 앞바다에 뜬 ‘유령 자사고’
  • 정백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7.10 14:44
  • 수정 2009-07-10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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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자율형 사립고 신청 현황 ‘엉터리’
학교 설립 관련 실제 자료 없어 의혹 증폭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설립 사업이 교육시민단체들의 잇따른 반대에 부딪쳐 뒤뚱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학교 설립 근거가 전혀 없는 ‘유령 학교’가 버젓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자사고 설립 신청 현황에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교과부가 발표한 전국 자사고 설립 신청 현황에 따르면, 서울에서 휘문고, 중동고를 비롯한 총 30개 학교가 자사고 설립을 신청했고, 대구 3곳, 부산 2곳, 광주 2곳, 인천·경기·충남·경북·경남에 각각 1곳 등 총 42개의 자율형 사립고가 생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의 지자체에서는 단 한 곳도 자사고 설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자사고 설립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교과부에 자사고 설립 현황을 보고한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에는 자율형 사립고 신청 학교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과부의 자료에는 ‘1’이라는 숫자와 함께 ‘인천공항공사’라는 설립 주체가 선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인천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설립 주체로 명시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2011년께에 영종도 하늘도시(인천공항 배후도시)에 학교를 세울 뜻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역시 “공항공사로부터 학교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통지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 어디에도 자율형 사립고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공항공사 측은 “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은 있지만 아직 정확한 학교 부지도 없고 재단 문제 등 여러 제반 사항에 대한 협의가 미진해 학교 설립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교육청이나 교과부 측에 정식 문서로 자사고 설립 의향을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사고 설립 계획을 밝힌 기타 학교들은 교육과정과 교원 배치 등의 자료가 담긴 학교 운영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공항공사는 이런 서류들을 제출하지 못했다. 결국은 교과부가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공항공사가 학교를 세울 뜻이 있다”는 말만 듣고 덜컥 자사고 신청 목록에 포함해 발표한 셈이 되었다. 정식 과정을 거치지 못했음에도 공항공사의 자사고가 목록에 올라 있다는 점은 자사고의 심사과정이 과연 정상적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임병구 전교조 인천지부장은 “재단도 없고, 정식 서류 과정도 밟지 않고 구상만 나온 계획을 정식 신청으로 둔갑시키는 교과부의 행정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과 문제제기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인천 자사고가 아직 자사고 지정이 된 것은 아니니 별 문제 아니지 않으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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