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이중적 효과 가져오는 ‘관광산업’
여성에게 이중적 효과 가져오는 ‘관광산업’
  • 장필화 /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승인 2009.07.10 13:52
  • 수정 2009-07-1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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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용기회 확대 이면에 대다수의 여성들 삶의 질은 더욱 악화
현지 문화와 토착지식에 대한 관심과 존중 통해 ‘착한 여행’ 할 때
이제 장마가 걷히고 불볕더위가 방학과 함께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휴가 시절로 접어든다. 곧 ‘휴가 대이동’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또 국외로 뻗어 나갈 것이고 이 시점에서 ‘착한 여행’을 하기 위한 우리의 생각을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착한 소비를 위해 공정무역을 생각하듯이 말이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 중에는 우리의 일상을 떠나 ‘색다른 것’을 만나고 체험한다는 즐거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즉 다른 풍광, 습속, 음식, 다르게 생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것은 거꾸로 우리가 익숙한 우리 삶에 대해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데 탐방객을 맞이하는 지역 사람들의 입장, 또 그 지역 생태계 관점에서는 어떨까? 관광산업의 영향에 대한 평가와 의미부여는 어떠한가? 관광산업을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책 입안자나 지역민들은 아예 무시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질문을 간직하고 떠나는 것이 착한 여행의 출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부분의 상품화된 패키지 투어는 편리하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아니, 바로 그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방문 지역과 만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오직 정해진 루트가 보여주는 것이 그 지역의 전부라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쉽다. 요즘은 생태관광(에코투어리즘)도 패키지 투어로 개발되면서 상업성을 높이려는 경향이 보인다.

그러나 철저한 원칙과 내용이 결여된 채 생태, 혹은 ‘녹색’이라는 수사만으로는 개발이 가져오는 파괴성을 은폐할 수 없고, 그 허구성은 금방 탄로 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DMZ를 둘러싸고 나오는 생태관광 논의가 한편으로 매우 걱정스럽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가 가져온 역설-지구상에 둘도 없이 잘 보존된 생태계-을 단기적 사익을 위해 훼손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 효과를 모두 무시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진정성을 가진 생태관광이야말로 훨씬 더 크고 장기적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 사례는 대표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프랑스 알베르빌과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의 차이에서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프랑스의 알베르빌은 대규모 콘도와 리조트를 개발하여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였고 그 결과 환경이 훼손되어 올림픽 이후 관광객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겪은 반면 환경보전 위주로 동계올림픽을 치른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는 잘 보전된 환경으로 더 많은 관광객의 관심을 받아 지역경제가 융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그 지역 여성들에게 이중적 효과를 가져온다. 여성들의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노동시장에 통합되지 않은 대다수의 여성들의 삶의 질은 더욱 악화된다. 물가 인상 사태에 무방비 상태에서 한정된 식수와 식재료를 관광객에게 내주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신매매와 성매매가 고질적으로 관광의 한 어두운 이면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 어렵다.

‘착한 여행’은 우리가 방문하는 지역의 환경과 그 지방 주민들의 복지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책임감을 갖는 여행이다. 우리가 가져올 생태계 손상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재정적 부담을 기꺼이 분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현지 문화와 토착지식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통해 현지인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인식과 행동이야말로 여행의 기쁨을 다음 세대도 계속 맛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 제기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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