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전염병 등 무방비 노출…환자 빼내기 영업도

“사람들이 괜히 비싼 파출부 쓰지 말고 싼값에 시키면 뭐든 다 하는 노인요양보호사를 부르라고 하는데 참담해요.…전 어렵게 자격증을 따고 생계를 위해 일하는데 사람들은 우리를 용돈이나 버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착각하는 것 같아요.”(정금자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이했지만, 제도의 취지와 달리 요양보호사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학대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 감독하는 보건복지가족부는 현장 실태 조사조차도 실시하지 않아 요양보호사들의 인권이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치매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국가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복지부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장기요양보험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6%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시행 초기에는 ‘돌봄노동’이 처음으로 사회적으로 직업화되는 터라 여성계에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돌봄노동에 대한 인식 부재와 정부의 관리 감독 부실은 요양보호사들의 노동환경을 참혹하게 만들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는 업무 이외의 빨래, 김장, 밭일 등의 무리한 요구를 받고 성추행과 각종 전염병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4대 보험 가입 등의 법적 준수 사항은 그림의 떡이다. 노인복지법상 요양시설의 경우 노인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채용토록 규정했지만 현장에서는 1명이 10명에서 20여 명을 돌본다. 또 직접 고용이 원칙이지만 대개의 요양보호사들은 간접 고용돼 저임금에 시달린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으로 일할 경우 약 120만원이며, 간접 고용될 경우 70만~8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요양보호사들은 이날 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성계를 대표해 회견에 나선 김인숙 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여성의 돌봄노동이 저급하고 열악한 저질 일자리로 전락했다”며 “요양보호사의 노동권을 개선해 여성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서비스의 질도 함께 높이자”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정부가 시설 및 인력 관리 등을 ‘시장’에 맡겨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만든 것이 이 같은 폐해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및 자격증 난립으로 과당경쟁이 발생해 수요공급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서비스 대상자는 한정돼 있지만, 요양보호사는 넘친다. 5월 기준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45만여 명에 이르지만, 12만 명 정도만 요양보호사 종사 인력으로 등록됐다.

또 민간 요양시설도 1만3000개에 이르는데, 이는 복지부 예상 수요의 7배가 넘는 수치다. 시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대상자를 서로 뺐어오고 ‘예쁜 요양사’ 등의 허위 광고를 하는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한다.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들도 서비스 이용자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줄 수밖에 없어 ‘국가공인 파출부’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요양보호사의 극심한 고용 불안은 결국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켜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양보호사들은 복지부가 공공요양기관을 확대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시설 직접운영 ▲요양보호사에 대한 부당한 업무 금지 방안 마련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차등수가제 도입 등을 복지부에 촉구했다.

이에 복지부는 오는 9월께 실태 조사 실시를 시작으로 요양관리기관의 난립을 막기 위해 우수한 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지정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회보험 가입, 근로계약 체결 등 ‘노인요양사 복지수준’을 요양기관의 평가지표에 반영하고, 방문요양급여의 기준 정립 및 수급자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요양보호사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방지할 방침이다.

또 국회에서도 자격증 남발을 막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지정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노인복지법 개정안(전혜숙 민주당의원 발의)의 심의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요양보호사들은 3일 복지부와 첫 면담을 갖고 대안 마련을 논의할 예정이며, 노인요양사 역할의 사회인식 제고를 위한 국민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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