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사활을 건 선거, 진영별 전략을 모색하라"
"진보·보수 사활을 건 선거, 진영별 전략을 모색하라"
  • 대담=김효선 여성신문 대표, 정리=김은경 기자
  • 승인 2009.07.03 12:38
  • 수정 2009-07-03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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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여성 후보 공탁금 면제, 정당공천제 폐지 필요"
후보자·유권자 교육…시민사회 연대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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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여성이 2010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선거 이슈에서 여성 진출 확대에 대해 공감대 형성은 기본으로 하면서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에서 여성의 정치진출을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이사장은 또 여성 후보자들이 경선 참여 시 어느 시점까지는 공탁금을 면제하는 등 선거판에서 부담이 되는 ‘돈’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통해 지역살림을 잘 아는 지역주민, 즉 여성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자와 유권자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후보자든 유권자든 “여성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정치진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에 대한 박 전 이사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여성신문 편집자주>

-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 확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선거를 앞두고 여성계가) 제도적으로 바꾸라는 요구를 하기 이전에 지금은 풍토가 가장 큰 문제다. 각계에서 좋은 대안을 권고할 재원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현재 정부 정책 결정자들이나 입법 쪽에서 받아들이는 풍토가 깨져버렸다. 시민사회와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귀가 없어진 것이 1차적 문제다. 소통이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연대를 강화해 시민과 여성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힘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선거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말씀해주신다면.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것은 17대 국회가 가시적이었다. 우리에게 가장 가능한 모법답안인데 그때는 우리가 정치권에 여성을 다수 진출시켜야 한다는 공통된 과제가 있었다. 어떤 당이든 정파든지 여성이면 그 바람에 있어서 공통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양대 진영, 보수와 진보가 사활을 거는 선거가 될 것이다. 거기서 판가름을 내겠다는 것인데 그런 가운데서 여성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17대 국회의원 선거 후 초기에 가졌던 우리의 기대가 깨진 이유는 다수의 여성들이 정치권에 들어왔어도 역시 정파적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범정당적으로 한다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8대 국회서도 여성들은 여성 의원들의 진출이 갖는 의미를 느낄 수 없다. 연대도 전혀 없고 기본적으로 산재돼 있는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에서 여성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부분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특히 양대 진영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이 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찾고 그것을 위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성에 대한 것이 달라졌고 시민사회 전체에 대한 거버넌스의 접촉점이 없어졌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출을 위해서는 극단적·구체적인 특단의 연구가 필요하다.”

-전략을 제시하신다면.

“이번 선거에서 여성들에게 범정당적으로 힘을 합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물론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라는 것은 공동으로 기본으로 깔아야 하지만 촉구를 할 때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각각 여성 진출이 많이 이뤄지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지난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여성 정치참여 그룹과 공화당의 그룹이 각기 달리했던 것처럼 우리도 각 진영에서 달리해야 한다. 범여성이 할 수 없다면 양 진영에 촉구해서 각자 지방정치에 생활정치인들인 여성이 많이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보수진영엔 여성 보수단체가 정당에 촉구해 쿼터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약속을 받고, 진보진영도 진보대로 해야 한다. 거기에는 지금 여성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표의 향방이 중요한 만큼 유권자, 무엇보다 여성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여성정책개발원 같은 곳에 요구해서 지난 17대 때 한 것처럼 후보자를 찾아내서 육성·준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후보가 될 만한 사람을 뽑아 교육을 해야 한다. 가능하지 않겠지만 장래를 내다보면 이게 필수다.”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시는데 이유는.

 “기초의회 지방자치단체 정당공천은 그동안 너무 문제가 많았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서울시 의회만 해도 한 정당에 너무 많이 치중돼 있어 단체장과 뜻이 맞으면 일사천리지만 다르면 단체장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져 문제가 된다. 현재 기초단체에서 개발 등 인허가권 등이 지자체로 넘어가고 있는데 의회가 정당공천제로 가면 정당정책을 개인의 의사와 달리하게 되므로 문제가 된다. 특히 환경 쪽에서 생각하면 더더욱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래서 7월 1일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촉구를 위한 사회 원로 선언에 이름을 넣었다. 국회의원 선거와는 달리 지방의회 선출을 위해서는 정당공천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지방의회에서는 생활, 민생문제가 다뤄지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것은 지역사회에 터전을 잡은 사람들이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여성들의 진출이 어렵고 유권자의 판단 이전에 차별을 받게 돼 진출이 어려워진다. 생활정치에 가장 밝은 집단이 여성단체 활동가와 지역사회 활동가 지도자들이다. 그들이 진출해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당에 여성 후보를 촉구하려면 공천제가 더 낫지 않을지.

“우선 정당공천제를 풀라는 이유는 여성 전체의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개인적으로는 정당공천제를 하면 여성들이 공천받기까지가 힘들다고 본다. 이미 정당에 들어가서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자들도 계파와 재력의 이유로 지는 등 어렵다. 구체적인 예가 민주당의 홍미영 전 의원이다.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유망하다고 보는 후보였지만 안 됐다. 지방에는 여성생활정치에 기여할 수 있는 여성 지도자 진출을 위해 정당공천제가 걸림돌이 되므로 배제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이 정치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꼽으신다면.

“경선 과정에서의 선거비용과 공탁금이 문제다. 앞으로는 여성계가 어느 시점까지는 여성들에게 공탁금을 면제해 달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 과거 여성계는 할당제에 대해 가당치도 않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주장해 관철시킨 경험이 있다. 터무니없다고 해도 주장할 필요가 있다. 홍미영 전 의원의 경우도 경선 과정에서 선거비용과 공탁금이 문제였다.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대선경선에서 중도하차한 이유 중 하나도 ‘돈’ 문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남성의원들은 집을 팔아서 공탁금을 충당하지만 여성들에게는 어려운 문제다. 여성들은 그렇게 큰 공탁금을 낼 수 없다. 또 그렇게 모금할 만한 여성들도 없다. 기초의회도 약 1억원의 공탁금이 든다. 본선에 들어가면 선거관리위원회가 하지만 경선을 치르고 공천을 받을 때까지는 개인 부담이라 힘들다.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700만원만 내면 누구든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엔 선거공영제, 중대선거구제,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 등 남성들이 각 정당에서 여성 진출을 위한 제도를 만들었지만 아직은 권고사항이다. ‘할 수도 있다’는 식이다. ‘해야 한다’가 없다.”

-‘여성신문’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제언을 해주신다면.

“이럴 때 ‘여성신문’이 한편에 안 서고 중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게 없었으면 우리(보수와 진보)가 서로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문이 일관성 있게 여성정치참여 신념과 당위성을 주장하고 양 진영의 여성들의 가교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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