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 페미니스트, ‘새로운 여성연대’ 모색

이들은 지난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서울 곳곳에서 ‘아시아 여성주의 역사 되짚어보기’ ‘열린 토론회’ ‘액션에너지충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홍콩,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에서 참가한 영 페미니스트들은 27일 이화여대에서 ‘춤추는 액션, 흔들리는 아시아’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각국 영 페미니스트들의 역사와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대만은 1980년대 말 학생운동의 남성 중심적 문화를 비판해온 여성 활동가들이 여성주의와 여성운동에 대한 이론 수립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연대를 시작했다. 90년대 후반에 학내에 많은 연구기관들이 설립되었고 영 페미니스트들은 독립적으로 연대체를 꾸리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인 ‘대만대학여성클럽(FCNTU)’에서 5년간 활동한 리엔 윤은 토론회 자리에서 “90년대부터 대학 간 여성주의 공동체 연합은 동아리와 여성단체 사이의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기 위해 여대생들을 위한 언니들의 캠프를 열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영 페미니스트들과 젠더 활동가들이 ‘공중화장실운동’ ‘학교에 바지 입고 등교할 권리 주장한 여고생들’ 등의 액션을 펼치며 동성애, 성폭력 등 다양한 젠더 이슈들을 대만 사회에 던진 사례를 알렸다.

말레이시아의 사례를 발표한 비즐라는 차세대 페미니스트 리더십을 참여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해내기 위해 2006년에 개최한 ‘Fiesta Feminista(FF)’라는 행사를 소개했다. 반(反) 가부장제, 반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 자민족 중심주의 등을 지향하는 FF 행사는 페미니즘에 대한 각계각층의 참여를 촉진하고 젊은 학자들의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비즐라는 “현재 2011년 FF 개최를 위해 공동회의, 공동학습 등에 선후배 페미니스트들이 세대 간 토론을 이끌며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언니네트워크 활동가들은 한국 내 비혼 운동, 영 페미니스트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언니네트워크에서 매년 열어온 행사 ‘꼬매고 싶은 입’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꼬매고 싶은 입’ 시상식으로 확장돼 진행됐다. 이 행사는 아시아 각국의 대표적인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인물들을 후보로 올리고 참가자들이 투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상 재봉틀상에는 “낙태는 반대지만 아이가 불구일 경우 불가피” “얼굴 덜 예쁜 마사지 걸들이 서비스 좋다” 등 다수 발언들로 빈축을 샀던 이명박 대통령이 꼽혔다. 2등 대바늘상에는 “공사가 끝난 화장실은 새 신부와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더러워지고, 자주 사용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25분마다 청소해 주어야 한다”고 발언한 사미 벨루 말레이시아 전 노동부 장관이 선정됐다. 이어 3등 본드상에는 “동성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가족 가치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말한 홍콩의 윙성치 민주당 국회의원이 꼽혔다.

이 외에도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하면 국가 전체가 망할 것”이라고 말한 호슈이셩 대만 국회의원, “이혼녀들이 이혼 당한 것은 음탕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압둘 파타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 소속 의원 등이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