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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히말라야를 정복한 산악인 엄홍길은 이렇게 얘기했단다. “내려가야 다른 고봉을 올라갈 수 있다. 내려갈 때 잘 내려가야 다음에 다른 봉우리를 올라갈 수 있다”고 말이다. 말하자면 정상(산)에 우뚝 서려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려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그러한 뜻의 이야기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항상 정상에 설 수는 없다. 비즈니스도 전혀 다르지 않다. 항상 성공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바닥을 모르고는 정상이 어디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다시 정상에 서려면 기꺼이 내려갈 줄도 알아야 한다. 내려가는 것이 반드시 절망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희망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그래서 그랬던가. 옛사람은 “높이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登高自卑)”고 가르쳤던 것이다. 이 가르침은 사서(四書)의 하나인 ‘중용(中庸)’에 나온다. 여기서 저자인 한양대 유영만 교수는 집필 아이디어를 찾은 듯하다. 시종일관 자비(自卑), 즉 ‘내려가는 연습’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함을 역설한다.

지식생태학자인 저자는 책을 통해 지금의 위기 상황을 한마디로 ‘빙하기가 들이닥쳤다’로 진단한다. 대한민국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지만 이제 앞으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해서 앞으로 생존법을 ‘봄을 포기해야 살아갈 수 있다’(25쪽)고 대안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조금 지나면 금방 좋아질 것’이란 헛된 기대를 포기할 줄 알아야 우리가 앞으로 위기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단언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대목은 ‘식당이나 차릴까?’(33쪽)이다. 예리한 지적이다. 상사에게 된통 당하고 나면 이참에 때려치우고 식당이나 창업할까나 하는 식으로는 성공은 오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대한민국 현주소는 ‘경제 빙하기’임에 틀림없다. 새봄을 무작정 기다리다가는 굶어서 얼어 죽을지도 혹여 모를 일이다. 따라서 저자가 제안하는 생존 패러다임 ‘내려가는 연습(Top to Bottom)’을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

내려가는 연습. 패배해서 그리하는 것이 아니란다. 다시 오르기 위해서 그리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무릇 강조한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바닥까지 가본 사람만이 위기의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그렇다. 영원히 정상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제 기업은 고객에게 내려가야 한다. 살아남으려면. 그뿐인가. 사장은 직원들에게 내려가야 한다. 대통령일지라도 예외는 없다. 국민에게로 내려가지 않으면 정치 빙하기는 끝나지 않는다.

멀리 가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라. 높이 오르려고 애쓰는가. 그렇다면 낮은 곳에도 임할 줄 알아야 한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쏠림 현상을 역발상으로 ‘내려가는 연습’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조언한다.

내려가는 연습 (유영만/ 위즈덤하우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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