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新가족 | 워킹 맘 vs 홈 대디
‘무능 NO’ 가정의 생산성 높이는 합리적 선택
돌봄노동 가치 제고, 일·가정 양립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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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불량주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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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활동가에서 주부로 전업한 이상규(35·가명)씨는 아토피가 심한 세 살배기 첫째 아들과 돌 지난 딸을 ‘상전’으로 모시느라 수면 부족과 신경성 위염에 시달린다. 이씨는 “집안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논다고’ 쉽게 말하지만 주부가 하는 일은 ‘득도’하는 것과 같다”며 “가사와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증권가 애널리스트로 잘나가는 아내를 대신해 살림을 맡은 ‘트로피 남편’이다. 트로피 남편(Trophy Husband 미스터 맘, 홈 대디)은 무능해서 집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성공한 아내의 사회생활을 위해 주부를 자임하는 것이 가정에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결혼생활 속에서 남편과 아내가 대등한 파트너로 서로를 지지하고 도와주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미국 여성 CEO 50인 중 30%가 트로피 남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경영자 칼리 피오리나가 휼렛패커드(HP)에서 최초로 여성 CEO가 됐을 때 남편이 다니던 직장을 떠나 가사를 도맡은 일화가 대표적 사례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신 가족의 형태로 정착되고 있으며 특히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심화되는 추세다.

이씨는 “승진을 앞둔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기에 아내가 육아휴직을 했을 경우 복귀가 쉽지 않아보였다”며 “추후 내가 아내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아내가 나를 도울 거다. 그게 결혼 생활이자 부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가사를 남녀에 따라 구분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누군가 살림을 해야 한다면 각자 상황과 적성에 따라 가정에 보탬이 되도록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이씨처럼 평등한 신 가족 문화의 역할모델을 보여주며 살림을 맡는 트로피 남편이 늘고 있다. 통계청 2007년 기준에 따르면 살림하는 남성은 약 14만3000명으로 2003년 대비 3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근로자 중 월급 3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연봉자 비율은 2003년 5.5%에서 2007년 11.1%로 늘었다. 절대적 수만 놓고 본다면 약 2%로 미미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 통계청은 ‘2008 한국의 블루슈머(새로운 소비자)’ 중 하나로 ‘요리하는 남편, 아이 보는 아빠(홈대디)’를 꼽고, 육아 및 가사에 대한 인식 변화를 선정 이유로 밝혔다. 이에 유통업체들도 아기 울음 분석기, 남성 전용 기저귀 가방, 아빠용 청소기, 초보용 밥솥 등 남성 주부를 겨냥한 갖가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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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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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재생불량빈혈 판정을 받은 딸의 간병을 위해 일하는 아내 대신 전업주부가 된 강요성(44)씨가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처럼 실제로 퀴즈왕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이에 앞선 2004년에도 결혼정보 업체 듀오가 미혼 남성 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아내가 고소득자인 경우 가사를 전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삼성생명 남녀 직원 325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아내’에 대해 조사한 결과 59%가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슈퍼우먼형’이라고 답해 전통적인 ‘현모양처형’이 18%로 답을 얻은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대중문화에도 반영돼 남성 주부들의 이미지도 자연스레 변했다. 영화 ‘해피엔드’에서 무능하고 어둡게만 그려진 남성 주부가 드라마 ‘불량주부’ 등을 거쳐 당당한 커밍아웃으로 이어지고,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에서는 가사와 아내의 내조까지 책임지는 만능 주부로 진화했다. 

자의든 타의든 남성이 전통적 여성의 역할로 분류된 살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전통 가족의 약화, 여권 신장에 따른 양성 평등 확산, 불안전한 고용 등 시대 변화에 따른 것이다. 또 삶의 질을 추구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자녀보다는 개인과 부부 중심의 가족관이 확산돼 평등한 부부 문화가 형성된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가족의 변화 속도를 인식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사회 곳곳에서 문화지체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돌봄노동 가치에 대해 사회 인식을 재고하고, 부부가 함께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육아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상규씨는 “돌봄노동을 폄하해 살림을 한다는 것만으로 무능력자라고 무시당할 때 가장 힘들다”며 “누군가 일을 그만두지 않고도 양육이 가능하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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