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젠더정치’ 여성학 연구 중심에 서다
‘공간과 젠더정치’ 여성학 연구 중심에 서다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6.19 12:16
  • 수정 2009-06-1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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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성공간정책 중요성 부상…지자체 역할도 중시돼
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 통해 다양한 연구논문 발표

 

최근 ‘공간’을 페미니스트 지리학적으로 바라보는 여성학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학회도 올해 학회 주제를 ‘공간과 젠더정치’로 잡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여성전용 버스좌석, 여성전용 주차장 등 도시 여성공간정책을 펼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ialis manufacturer coupon site cialis online coupon
최근 ‘공간’을 페미니스트 지리학적으로 바라보는 여성학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학회도 올해 학회 주제를 ‘공간과 젠더정치’로 잡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여성전용 버스좌석, 여성전용 주차장 등 도시 여성공간정책을 펼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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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많은 사회적 관계와 사건들을 담는 용기로 이해되어 왔다. 이와 달리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공간을 두고 사회적 관계의 배경이나 일상생활의 틀을 짜는 ‘이미 존재하는 지형’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 지리학은 기존의 지리학적 이론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페미니즘 관점에서 새롭게 이론화하는 작업으로 젠더 관계가 여러 공간과 어떻게 얽혀 있는가를 분석하는 데 관심을 둔다. 

질 발렌타인 영국 리즈대학 지리학 교수는 “‘공간’과 ‘사회’가 단순하게 상호작용하거나 서로를 반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적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정체성을 구성하고 재생산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공간’을 의미해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학회는 올해 중심 연구주제를 ‘공간’으로 잡았다. 지난 13일 서울대에서 ‘발전의 시대, 공간의 젠더정치’란 주제로 열린 제25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젠더와 공적공간의 생산’ ‘공간의 정치와 도시정책’ 등 공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기조발제를 맡은 질 발렌타인 교수는 공적공간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폭력에 대한 공포를 예로 들며 ‘공간과 정체성 간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여성들이 거리에서 느끼는 범죄에 대한 공포는 밤에 증가하는데, 어두워진 이후에는 거리를 사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학교나 일터 등에 가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에 의해 점유되지만 밤에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여성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집단인 ‘낯선 남성’들에 의해 지배된다.

발렌타인 교수는 “거리에서 여성의 공포에 대한 인식은 누가 이 공간을 점유하고 통제하는가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하지만 여성들이 갖는 두려움을 통제해 공포로 인한 공간 사용을 제약하려는 것이 문제이므로, 여성공간을 사적 영역에 가둬 두는 담론들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주의 연구자들이 다양한 범주와 구조 간의 관계를 이론화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공간과 젠더에 관한 연구는 초기단계지만, 기존의 여성정책과 도시 여성공간 정책을 포괄하는 서울시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여행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남길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일상적 삶의 공간에서 여성들이 배제되고 차별받는 문제를 여성정책에 도입해 여행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여성들은 일자리 지원,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서비스 제공 위주가 아닌 지역 단위 일상생활에서 여성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공적공간에서의 여성 사용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특히 거리, 교통기관, 도심공원 사용에 대한 여성들의 안전 문제에 초점을 맞춰 사업들을 계획해나가고 있다. 여성들이 불편을 겪는 화장실, 주차장, 길, 택시, 아파트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 기준을 통과한 지역에 대해서는 인증을 하여 공공시설의 여성친화성을 증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조영미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도시 공간정책 전반에 젠더 관점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여성 시민에 초점이 맞춰진 지역여성정책, 지역 단위로 내려간 정책개발이 추진되어야 한다”며 “여성 시민들이 ‘정책의 주요 행위자’가 되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절차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회에서는 결혼이주 여성의 공간정치학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여성이 국경을 대거 횡단하는 현상은 가부장적 국가가 만들어놓은 국가경계와 이에 결부된 국민 정체성의 결합을 아래서부터 뒤흔드는 전복적인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에 이주 여성과 젠더연구에서 ‘공간’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결혼이주 여성의 공간정치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정현주(서울대 인문학연구원)씨는 “한국의 결혼이주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다문화 가정’은 주변화된 여성 주체들을 소외시키는 차별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을 넘어 초국가적 주체로서 새로운 지리적 상상력을 싹트게 하는 각성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를 육체와 자원, 아이디어와 감정의 공간적 이동을 수반하는 과정으로 보고, ‘새로운 스케일을 창출하거나 기존의 스케일 질서를 교란하는 스케일 정치의 과정’이라고 정의내렸다.

이주과정으로 인해 형성된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는 ‘로컬과 글로벌한 과정이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주변화된 주체들에 의해 질서의 전복이 상상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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