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용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지난 1년간 여성위원회 활동에 대한 소감이다. 윤 의원은 “18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을 맞이했으나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당초 윤 의원이 여성위 활동을 시작할 때 일부에선 ‘과연 그가 여성을 알까?’하는 시각(?)이 존재했다. 보수색채가 강한 영남권 한나라당 출신 인사로서 ‘무뚝뚝한’ 경상도 사투리부터 여성에 대한 감수성을 찾기 어렵지 않나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깔려 있었다.
더군다나 윤 의원은 여성위원회 제2전체회의가 열린 지난해 9월 여성부와 업무보고에서 대뜸 “사실 저는 여성부를 폐지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부처별로 국가정책의 최우선으로 여성정책을 하고 인사정책도 여성을 제일 우선으로 하면 되지 굳이 만들어서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그래도 이 땅의 소외받고 어려운 입장이니까 어느 시대에 한시적이라도 있어야 된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 말만으로는 ‘여성부쯤이야 작은 부처니까 없어도 된다’는 발언으로 들려 의심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그는 발언 막바지에 “저는 오늘 다문화 가족이나 출소자 가족이나 탈북 여성이나 유흥업소 여성문제, 직업재활에 대해 준비는 해왔습니다만 그런 측면보다 여성부의 역할, 전문성이 배가 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꼭 필요한 여성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진짜 많은 기대를 하겠다”고 말했다. 오해는 거기서 풀렸다. 여성부가 잘돼 여성들의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여성위 활동이 많아짐에 따라 양성평등을 비롯한 여성문제 등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그런 분위기가 국회에 확산될 수 있는 것에 일조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성위에서 원안대로 통과된 상반기 추경예산이 다른 부처에 비해 예산확충 비율이 작지 않았다는 점을 큰 성과로 꼽았다.
윤 의원은 여성위 활동을 하면서 남성으로서 느끼는 한계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저는 장애를 안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로 인한 차별을 당당하게 대처하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성별에 의한 차별, 장애로 인한 차별 등 많은 차별이 우리 사회의 한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분들이 주신 고견들을 바탕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위 활동을 하면서 윤 의원은 동료 여성 의원들에 대해 “집중도와 세밀함으로 정치적 성숙도와 입지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여성위가 다른 상임위 활동도 겸할 수 있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각 분야에서 양성평등적 시각과 방향성을 제공하고 균형 잡힌 법안 도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성 정치인 중 미국에서 처음으로 부통령 후보직에 도전한 ‘엘리자베스 돌’을 역할모델로 꼽았다. “돌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최고의 엘리트 출신이지만 겸손한 모습으로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가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정치인의 표상이 됐습니다.”
윤 의원은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남성들의 ‘역차별’ 주장과 관련해 “우리나라도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고 하지만 세계무대에 견줘보면 여전히 한참 뒤지고 있다”며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차별 철폐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