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취미생활 키워드 ‘볼런테인먼트’ 확산
클래식 음악 동호회인 ‘베누스토 오케스트라’는 볼런테인먼트의 대표적 사례.
경기 부천에 근거지를 두고 운영 중인 베누스토 경인지부는 인천과 부천 일대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인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낮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가 매주 금요일 밤이 되면 연습실로 모여 악기를 연주한다. 단원 중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이들은 음악 연주를 통한 사회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천 부평의 장애우 복지시설인 예림원으로 직접 찾아가 봉사 연주회를 열었고, 6월 13일에는 가평 남이섬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해설이 있는 무료 음악회’를 열어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복지시설 방문 연주회는 몇년째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전통적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연주를 하면서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모든 연주회는 ‘노개런티’로 진행된다. 오히려 이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연주회를 준비한다. 청중이 즐거워하면 그것이 이들에게는 확실한 연주의 대가인 셈이다.
오케스트라의 핵심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진국(45)씨는 “취미로 음악을 가까이 하게 되면서 ‘살맛나는 삶’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면서 “즐거워진 삶 속에서 이웃들에게 음악을 나누다보니 더 행복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상임지휘자 송재우(40)씨는 “우리가 직접 찾아갔던 장애우들은 평소 문화적 소외를 받아왔다”면서 “음악이라는 취미를 도구 삼아 이들에게 또 다른 삶의 활력을 주고, 우리들 역시 더욱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봉사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쉽지 않아 못 했다”고 답변했다. 새로운 생활의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는 ‘볼런테인먼트’가 사회봉사에 대한 어렵고 딱딱한 고정관념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