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남성의 다양한 삶 이해하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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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성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6.19 11:36
  • 수정 2009-06-19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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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수의 반대편 ‘3×FTM’ 김일란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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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M(Female Toward Male 성전환 남성)이 우리네 삶과 일상의 주체인 시민으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커밍아웃 하고 사회 인식을 넓혀 소통하기 위한 시작점 같은 영화예요.”

침묵 속에 갇힌 성전환 남성의 삶을 한국 최초의 다큐로 조명한 ‘3×FTM’의 김일란(37) 감독은 이같이 영화를 소개했다. 특별한 경험을 지닌 ‘다른’ 남성 혹은 하리수의 반대편 등 한국에서는 성전환 남성의 존재를 설명할 언어가 부족하다. 하다못해 성전환 남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조차도 없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인식의 부재로 인해 그만큼 FTM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위험한 선택’이기도 했다. 영화 관람객이 늘어날수록 다큐에 출연한 이들의 아웃팅(본인 동의 없이 타인에 의해 행해지는 강제적인 커밍아웃)에 대한 위험도 비례해서 커진다. 소중한 사람 혹은 성적소수자의 삶을 존중해주는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큐 안에서 커밍아웃 한 것이 세상 전체를 향해 커밍아웃 하기 위함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쓴 세 명의 성전환 남성은 자신들의 인생을 걸고 다큐에 출연했고 그 진정성은 관객과 소통으로 이어져 지난 4일부터 상업영화관으로까지 확대 상영되기 시작했다.

고종우, 김명진, 한무지씨가 용기를 낸 데에는 제각기 동기가 있었다. 외동아들인 김씨는 자신에게 더럽다고 말하는 어머니와 소통하고 싶었고, 성전환자 인권활동가인 한씨는 FTM에 대해 사회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고 싶었으며, 고씨는 자신 같은 평범한 이의 커밍아웃을 통해 다른 FTM들이 자신을 긍정하며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출연했다.

김 감독은 “FTM에 대한 조명이 ‘처음’이다 보니 자칫 이미지가 잘못 형상화되거나 마치 그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해와 선입견을 심어줄까 고민이 많았다”며 “이 영화를 통해 다른 FTM들의 다양한 삶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이들 세 주인공이 말하는 남성성은 제 각각이다. 엄마 뱃속부터 남자였다는 종우씨는 FTM에게 여자로서 과거는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무지씨는 성전환 남성과 비성전환 남성 간의 경계를 고민하며 과거 여성의 육체를 통해 겪었던 여성다움을 부정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남자가 돼야 했던 명진씨도 남성 사회 진입을 위해 치러야 했던 과정을 통해 무엇이 정말 남자다운 것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또 이들은 비성전환 남성들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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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비성전환 남성과 똑같은 사회적 권력을 갖지 못하며, 항상 그들과 어딘가 다르다는 ‘시선의 테러’와 ‘차별’에 시달린다. 법 절차를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1’번으로 바꾼 명진씨는 취업 이력서에 ‘여자중고등학교’에서 ‘여자’를 빼고 적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 후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다시 얻은 직장에서도 또 서류상의 문제로 6개월 만에 명예퇴직 당했다.

이처럼 ‘살얼음판’ 같은 일상을 살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행복한 삶에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김 감독은 “세 사람이 인생을 전부 걸고 커밍아웃한 용기에 대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줬으면 한다”면서 “그러한 존중을 통해 다른 소수자들도 커밍아웃이라는 단어조차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대만여성영화제 등 국내외 각종 영화제에 초청된 ‘3×FTM’은 김일란 감독의 영화이자 ‘연분홍치마’의 작품이다.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는 여성주의적 삶을 지향하며 감수성의 정치를 실천해 새로운 문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이들은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국회의원 후보 최현숙씨의 사연을 담은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를 완성하고, 게이들의 커밍아웃을 다룬 ‘종로의 기적’을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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