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웃 도우려면 머릿속에 세계지도를"
세계 문제에 책임감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세계시민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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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 / 여성신문 객원 사진기자 2004kil@womennews.co.kr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맞은편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월드비전’ 본부 간판이 나타난다.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의 인터뷰를 위해 지난 15일 약속한 오전 9시 30분보다 2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TV나 신문에서만 보다가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게 된다니 들뜬 마음이 앞서서였다. 달변가에다 말이 빠르니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 노트북까지 펼치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잠시 후, 한 팀장이 활짝 웃음꽃이 핀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세계시민학교는 ‘시대정신’

“‘세계시민학교 지도 밖 행군단’ 마지막 날, 한 명씩 다 안아줬어요. 그런데 정말 한 명도 예외 없이 아이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거예요. 이렇게 뛰도록 하는 게 우리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람’처럼 지구를 걸어다니는 오지 탐험가 ‘바람의 딸’, ‘세계 배낭여행의 스승’, 한국YMCA가 선정한 ‘젊은 지도자 상’,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을 비롯해 닮고 싶은 여성 2위,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5인’, 네티즌이 뽑은 인기인 1위, 대한민국 청소년·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국제 대표적 난민운동가인 한비야 팀장은 나눔과 구호활동 못지않게 세계시민 양성에 정성을 쏟아오고 있다.

세계시민학교 지도 밖 행군단은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 무한경쟁으로 인해 인성이 메말라가는 청소년들이 지구촌뿐 아니라 주변의 문제와 고통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배양하는 월드비전의 청소년 캠프다. 2007년 여름에 처음 문을 열었고 올해 4기째를 맞는다. 한 팀장은 세계시민학교의 ‘단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오늘날은 전쟁이나 민주화 같은 개념이 아니라 ‘세계시민의식’이 화두이고 ‘세계시민학교’가 곧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글로벌 리더를 외치면서 정작 글로벌 시민은 없는 게 현실입니다. 내 나라, 내 민족 중심주의의 리더가 되면 ‘민폐’예요. 유엔사무총장 자리에 앉는 게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처럼 가르치는 잘못된 교육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진정으로 세계 문제와 고통을 같이 해결할 뜨거운 마음을 가진, 비전이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해요.”

그가 세계시민학교 지도 밖 행군단 설립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경쟁이 없는 학교에서 교류와 우정, 재미와 감동, 공동체 의식 함양 등 생생한 세계시민 체험과 참여를 통한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져 인기가 매우 높다. 

“글로벌 리더 양성에 앞서 우리 청소년들이 지구촌 공동의 문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동참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만을 강화하려 하거나 이 때문에 성급하게 글로벌 리더를 길러내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손은 나를, 또 한 손은 다른 이를 위해

지구촌 이웃을 돕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그는 우선 세계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머릿속에 세계지도를 담고 생활하라고 일러줬다.

“예멘에서 납치사건이 일어났다면 그 나라가 어디 있는지, 파키스탄에 지진이 발생했다면 위치를 한 번 찾아보세요. 우리가 필요한 나라뿐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을 알아가세요. 세계지도가 머리에 들어 있으면 관심의 폭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면 세계시민 역할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꾸준히 실천하며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라고 했다. 양칫물을 컵에 담아 사용해 물을 절약하는 것,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님으로써 종이컵 사용을 줄이는 것도 그 예일 수 있다는 얘기다.

“머리와 가슴만 뜨거워서는 안 됩니다. 손도 부지런해야 하죠. 한 손은 나를 위해, 또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세요.”

활동 그만두고 새로운 여정 준비

 

한 팀장은 조만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참이다. 이달 말, 2001년부터 9년간 해오던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의 임무를 내려놓고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미국 보스턴 터푸츠 대학에서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정점에 도달하면 하느님이 다른 곳으로 가도록 인도하시는 것 같아요. 홍보회사에 근무하다가 별안간 오지 탐험을 나선 것도 그 때문이죠. 하느님은 내가 더 성장하고 성숙해지길 바라시는 것 같아요. 이런 결정이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월드비전에 들어와 딸 셋, 아들 둘이 생긴 것 그리고 세계시민학교를 만든 것이 가장 잘한 일 같다”며 “월드비전과는 ‘아쉽지만 이젠 안녕’이다. 분명한 건,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인도적 지원과 관련된 일을 50대에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7월 초께 새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이전에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지구촌을 누비며 겪은 ‘여전사’의 얘기를 담았다면 이번 책은 친구들을 초대해 차를 마시고 숲 속을 거닐면서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언니’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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