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추모열기…10일 ‘추모문화제’
식지 않는 추모열기…10일 ‘추모문화제’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6.05 12:06
  • 수정 2009-06-0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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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교수 이어 한나라당 내부서도 "MB 내각 총사퇴"
김지하 시인 "모방 자살 안 돼 … 촛불 존중하면 잘 될 것"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 시민분향소에는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찾아오고 있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 시민분향소에는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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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지난달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에도 국민들의 추모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공식적인 장례절차는 모두 끝났지만, 서울 덕수궁을 비롯한 전국 각지 분향소와 봉하마을에는 지금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31일 ‘일부 의경의 실수’(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의 말)로 덕수궁 시민분향소가 철거되자,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조문객 규모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연달아 성명을 내고 현 내각의 총사퇴를 주문하고 나섰다.

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62개 시민사회단체·종교단체는 1일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악화될 수 없는 수준의 민주주의 후퇴, 반서민적 정책, 한반도 긴장 고조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범민주 세력의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게 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분명히 묻고, 정부 국정기조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인들도 오랜 침묵을 깨고 이명박 정부 공개 비판에 나섰다. 서울대 교수 124명과 중앙대 교수 68명은 3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현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촉구했다.

특히 중앙대 교수들은 김경한 법무부 장관, 임채진 검찰총장, 신영철 대법관,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을 포함한 현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대 교수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한국 민주주의의 종언을 예고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현 정부가 자행해온 위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통치는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연세대, 성균관대, 성공회대, 한신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추모 열기는 오는 10일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와 야 4당은 6·10항쟁 22주년이 되는 오는 10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월항쟁 계승과 민주 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문화제도 함께 연다.

추모 정국이 거세지자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쇄신특위(위원장 원희룡)와 개혁성향의 초선모임인 ‘민본21’은 4일 의원 연찬회에서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청와대·정부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하락하며 민주당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국면 전환용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구시대적 정치 발상”이라며 국정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을 정치적 이벤트로 활용해 국면을 전환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회의 때마다 장관이 바뀌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현 정부는 경제 살리기와 북핵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소요사태 진압’과 ‘범죄행위 방지’를 위해서라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했던 차벽을 4일 오전 철거했다.

앞서 일부 시민들은 서울광장이 원천 봉쇄된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서울광장을 개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를 벌였고,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비난 성명을 냈으며,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3일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 “광장 출입을 막아 집회를 원천 차단한 것은 헌법 위배”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이 모방 자살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지하 시인은 5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 채널 환경TV ‘책 읽는 금요일’에 출연해 “대통령은 국민을 모시고 민족의 통일을 모시는 자인데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자살했다”며 “절대로 ‘베르테르 효과’라고 불리는 모방 자살이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죽음을 존중하는 전통은 우리 민족에게 없다”고 말했다.

최근 촛불시위를 문화혁명으로 승화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던 김지하 시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 “촛불을 존중하면 잘 될 것이고, 촛불을 인정하지 않으면 시끄러워진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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