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여성 공무원 약진
국회사무처 여성 공무원 약진
  • 김은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6.05 11:54
  • 수정 2009-06-0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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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 수석전문위원에 김귀순 부산외대 교수 임명
해외 주재관·부이사관 등 ‘여성 최초’ 잇따라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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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가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수석전문위원, 해외주재관, 부이사관 등이 모두 ‘여성 최초’란  수식어를 달면서 여성 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무처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국회사무처 사상 첫 여성 수석전문위원으로 김귀순 부산외국어대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곽현준 서기관을 프랑스 주재관으로 내정, 사상 첫 여성 해외주재관이 탄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국회사무처 정성희 서기관과 국회입법조사처의 김혜숙 서기관 등 2명의 여성 부이사관(3급)이 포함됐으며 올해 입법고시에서 여성합격률도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국회사무처 인사에 여성 돌풍이 불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국회사무처 인사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계동 사무총장의 취임 초기 여성 관리자급 인사에 대한 취임 초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과 박 사무총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사무처 내 고위 또는 중간관리자급 여성 공무원의 수가 적다는 문제의식에 공감을 나타내며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8월 “국회사무처에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와 같은 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주요 부서에 더 많은 여성 공무원이 임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보직관리와 승진 면에서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도 지난해 10월 “여성 인력의 인사평가나 핵심 역량을 평가하는 데 성인지적 인사관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남성 위주의 보수화 성향을 보이는 국회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의지적으로 여성 공무원의 관리자급 인사를 관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성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인사는 다소 ‘파격적’으로 평가된다. 1급(차관보급)에 해당하는 수석전문위원에 여성이 오른 것은 국회 개원 이후 ‘최초’다. 또 사무처 자체에서 여성이 1급까지 오르는 데는 현재 입법고시를 통해 단계적으로 승진하는 여성 공무원들이 3급이라는 한계점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상황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여성을 1급이란 고위직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수석전문위원 인사는 개방형 인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우선 수석전문위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처는 지난 1월 “각 분야에서 최고 역량을 지닌 전문가를 선발하겠다”는 취지에서 윤리특위, 여성위, 법사위의 수석전문위원을 각계 전문가로 영입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 여성위 수석전문위원에 임명된 김귀순 교수는 부산지역 출신으로 여성정책연구소 부소장, APEC 여성의제채택을 위한 여성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전국여성지방분권네트워크 상임대표를 역임하는 등 여성 관련 단체 활동을 해왔다.

이번 인사에서 또 다른 성과는 국회 최초 여성 주재관 배출이다. 국회는 1977년 해외에 사무처 직원을 파견하는 주재관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으로 여성 공무원을 주재관으로 파견하게 됐다.

주재관은 해외에 나가 현지의 의회 상황 정보 등을 국내에 알리고 국내 상황을 현지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에 주재관이 설치돼 있다.

주재관이라는 자리는 국회 내에서 경합이 심한 자리로 알려져 있다. 주재관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학 능력이 탁월해야 하고 정책을 정리하는 능력도 있어야 하므로 국회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몰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출신인 곽 서기관은 제14회 입법고시 출신으로 공보국, 문화관광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정보위원회, 홍보기획관실 등 다양한 부처에서 경험을 쌓아 적합한 인물로 낙점된 사례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사무처 내에서 자연스런 승진으로 중간관리자급에 해당하는 부이사관(3급)에 여성들이 진출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한 여성은 도서관(2명)까지 포함해 3급 승진 전체 중 30%에 해당한다. 행정안전위원회 입법조사관이 된 정성희 서기관은 1995년 제13회 입법고시에 합격한 후 국회 최초 여성 사무관으로 일해 왔다. 2004년에는 여성위원회에서 최연소 과장으로 부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입법조사처 기획관리실 총무팀장으로 부임하는 김혜숙 서기관은 1974년 9급에서 출발해 총무과, 의안과, 입법민원과 등을 거쳐 속기직을 뺀 일반직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해 왔으며 2000년엔 여성특별위원회에서 사무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한편 여성위에서도 특별한 승진이 이뤄졌다. 정성희 서기관과 13회 입법고시 동기인 송주아 입법조사관은 여성위원회 행정실장을 맡게 됐다. 위원회 행정실장직은 상임위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여성이 이 업무를 맡게 된 것도 국회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이번 인사는 사무처 내 중간관리자급 여성들이 배출됐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고위직까지 승진이 이뤄지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박계동 사무총장은 “앞으로도 승진과 전보 인사에 여성 인력을 우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여성들을 숫자적으로만 승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요 핵심 부처에서 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김형오 의장이 “기획·예산·인사·감사 등 주요 부서에 더 많은 여성 공무원이 임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은 여전히 유효한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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