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 ‘부익부 빈익빈’고객 서비스 눈총
시중 은행들 ‘부익부 빈익빈’고객 서비스 눈총
  • 김세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6.05 11:35
  • 수정 2009-06-05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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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의 서민에 대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부자들을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한 피해가 서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점마다 들어찬 PB, VIP룸에 밀린 창구에서 줄을 길게 서는 것은 기본, 수수료 부담과 저금리 상품들은 서민들의 몫이다. 부자들은 편안하게 은행을 이용, 각종 문화 혜택과 수수료·금리혜택을 받는다.

은행권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고객의 이익 기여도에 따른 차별화 서비스의 제공일 뿐이라고 말한다. 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고객은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은행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특화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금융자산이 최소 1억원 이상이 돼야 받을 수 있다. 1억원 이상이 될 경우 특별 관리 차원에서 고금리 서비스와 함께 부동산 상속세, 재산 증여세 등 상담도 무료로 제공받는다. 그러나 서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고작해야 장기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면제가 고작이다. 주로 이용하는 입출금식 예금의 금리는 오를 기미가 없다. 각종 적금 등의 금리 3~4%도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권에서 선보이고 있는 5% 이상의 특판 상품은 가입 금액이 최소 500만~1000만원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 주식과 연관된 파생 상품들도 최소 가입 단위가 100만원을 넘어야 가능하다.

가입자 수나 규모 면에서 국내 최고 금융사로 꼽히며 서민을 위한 은행으로 평가되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 고객층이 서민임에도 불구, 서민들에게 은행권의 문턱은 여전하다. 가입 고객 중 이익 기여도가 낮은 고객을 솎아냈고,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입출금 통장 등의 금리는 0.1~0.9%에 불과하다.

대신 이익 기여도가 높은 고객들에 대한 보상의 폭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고객의 이익 기여도는 금융자산과 정비례한다. 따라서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보상 폭이 크다. 수수료 혜택과 일정 금액 이상을 예치한 뒤 가입할 수 있는 상품들은 ‘그들만의 재테크’ 수단이다.

뿐만 아니다. 은행권의 주 수익원으로 꼽히는 대출에서도 공공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출의 경우 이익 기여도는 금융자산과 반비례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서민에게 대출 시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대출 절차를 살펴보자. 서민들은 일정 금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 순번대기표를 뽑아 창구에서 상담을 한다. 몇 개 안 되는 창구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릴 경우 기본 30분이 소요된다. 상담을 받고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최소 두세 차례 은행에 방문, 각종 확인 절차를 거쳐야 대출이 가능하다.

부자들이 VIP룸으로 직행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기업의 대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행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이나 우량 중소기업에 편중, 정작 은행의 도움이 필요한 중소·영세업체는 외면받기 십상이다.  

따라서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공공성을 강화, 서민금융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은행의 공공성 살리기 취지에 공감대도 형성됐다.

특정 계층만을 위한 시중 은행들의 서비스와 혜택은 자칫 서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은행권은 공공성 약화 부분에 수긍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서민을 위한 은행이라고 하더라도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이익 기여도에 따른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서민을 중심으로 성장을 해 온 만큼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곳인 만큼 자산 규모에 따른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몇 해 전부터 금융권에서 대출조건 완화,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공공성 확보를 하고 있다”며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금융자산이 많은 고객들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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