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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시나요?”

어느 날이었다. 낯선 남자가 길을 막는다. 그러면서 뚱딴지처럼 난데없이 말을 건넨다. 그는 서른 즈음 나이로 얼핏 보였다. 요새는 바쁘다고 그들을 애써 무시한다. 그냥 지나친다. 괜히 본능적으로 대꾸하다가는 시간만 낭비여서다. 또 특유의 말재간에 시나브로 혼쭐나기가 딱 십상이기 때문이다.

도(道)란 무엇인가. 어떤 이는 내게 말하길 ‘도’는 잘못 알면 ‘독’이 된다고 한다. 반면에 잘 알면 ‘돈’이 되기도 하며, 그것을 아예 무시하면 ‘돌’ 같은 인생을 살게 된다고 말했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논리가 제법이다. 아주 그럴 듯해서다.

도(道)가 무슨 의미인가. 바로 말하면 ‘길’이란 뜻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낯선 남자가 내게 뜬금없이 내뱉었던 “도를 아시나요?”의 궁극적 의미는 그냥 약도를 몰라서 묻는 게 아닐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갈피를 못 잡아 자꾸만 줏대 없이 흔들리는 인생의 길을 뜻하는, 즉 ‘道’를 진정 묻는 것이리라.

서론이 그만 길어졌다. 각설하겠다. 다만 서른 즈음에 청춘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의 저자인 김혜남(50) 나누리병원 정신분석연구소 소장이 최근에 내놓은 후속작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가 바로 그것이다.

‘∼묻다’가 도(道)라면 이를테면 ‘∼답하다’는 덕(德)이라 하겠다. 해서 시리즈는 ‘도덕’으로 책의 가치는 완성된 것이나 진배없다. 김 소장은 정신분석 전문의. 성형외과 의사가 얼굴을 고쳐 마음을 바로잡는 것에 치중한다면 정신분석 전문의는 마음을 바로잡는 것을 시작으로 얼굴빛을 자신(自信)있게 만드는 것으로 치중하는 것이 같은 의사로서 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른 점일 게다.

서른 즈음에 닥친 “내 인생,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묻고 싶다면 당연히 ‘∼묻다’를 제일 먼저 챙겨 읽을 일이다. 다음 수순은 당연히 ‘∼답하다’를 챙겨 읽으면 될 일이다.

책은 풍부한 실전 상담 사례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때로는 따끔하게 지적하고 때론 진정어린 충고와 위안을 아끼지 않는다. 책의 백미다. 어디 그뿐인가. 새삼 이 땅에서 서른으로 산다는 것이 무섭지 않아진다. 책의 고유한 특징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서른 살은 그저 일과 가정을 꾸려 나가기에 여념이 없는 나이일 뿐이었다고. 하지만 그렇다 해서 아무렇게나 무방비로 살면 ‘삶은 낯설고 불안하기만 하다’고 조심스레 충고한다.

구체적으로 ‘100명 중 25명만 당신을 싫어한다면 성공한 인생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차라리 자기의 ‘약점을 고치려 애쓰기보다 강점을 더 키우라’는 식으로 상처를 치유하며 어루만진다. 압권은 이것이다. ‘같이 손잡고 울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두 명 이상 만들어라’(92쪽)이다. 그러니 인생 잘 살고 못 살고는 사실 별게 아니다. 그 사람들(부인, 자식, 친구)이 과연 몇인가? 당신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그러니 어쩌랴. 도(道)만 찾지 말자. 덕(德)까지도 제발 갖추자.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김혜남/ 걷는나무/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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