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접한 것은 대전의 현충원에 내려가는 KTX 열차에서였다. 병원 입원설로 시작된 뉴스는 곧 서거 소식으로 바뀌었다. 대전에 내려가는 목적이 따로 있었음에도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생 중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던 검찰 출두일. 그날 방송 3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보던 헬리콥터 생중계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했다. 수개월간 검찰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마구잡이식 수사 정보 공개, 특정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비밀누설 행위, 현행법상 구속할 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구속 여부에 대한 고민 토로 형식으로 구속 여론을 조장하던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권력과 언론 권력 혁신을 위한 어려운 싸움을 했던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 국민들은 그가 질긴 싸움에서 현실적으로 철저하게 패배했다는 것을 이번 검찰 수사와 수사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을 보고 알게 되었다. 설마 진정 자살을 바라며 글을 쓰지는 않았겠으나, 어떤 저명인사는 그에게 자살 아니면 감옥행 선택밖에 남지 않았다고도 했다.

많은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과 그의 정신을 재조명하고 있다. ‘자살한다고 성자가 되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철저하게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달려온 그의 삶을 반추해 보며 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검찰과의 대화, 국민과의 대화, 인터넷 대화 등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드는 노력을 정말 지치지 않고 했다. 그는 검찰과 ‘소통’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언론과 ‘소통’하기 위하여 권좌에서 내려와 직접 그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일부 언론 권력은 이 지속적인 시도를 ‘고졸 출신 서민 대통령의 무능함과 가벼움’으로 몰아갔고, 국민들은 이러한 언론에 점차 세뇌되어갔다. 

지지하던 사람 대부분이 그에게 등을 돌렸을 때, 그는 다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진보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고 한다. 미래 담론을 준비하며 연구와 토론에 몰두하던 중,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마지막 책과 펜을 내려놓았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던 유언처럼 그는 또 다른 자연의 한 조각으로 돌아간 것이다.

수백만이 분향소를 찾고 조문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온 국민이 슬픔에 젖어 있던 장례 일정이 끝났다. 장례 일정이 끝나자 다시금 독선과 아집의 세태가 고개를 드는 것 같아 두렵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원천봉쇄한 경찰버스로는 어떠한 소통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똬리를 틀어온 독선과 아집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을 바라는 것 또한 또 다른 독선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노무현, 그가 보여주었던 합리적 토론과 논쟁을 통한 설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사회를 꿈꾸었던 그의 이상이 우리 삶의 현장에서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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