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가족문화 만드는 ‘아버지 리더십’
성평등 가족문화 만드는 ‘아버지 리더십’
  • 안이환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수석교수
  • 승인 2009.06.05 10:33
  • 수정 2009-06-05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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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남성에게 가정은 쉬는 공간이었다. 역할은 없고 권한을 누리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가사와 양육을 함께 나누는, 가정에서의 성인지 리더십이 필수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양성평등의 단계를 넘어 ‘여성 상위시대’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많다. 남성들이 가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생각해 보면, 남성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나 현재나 가정에서의 남성 역할이 크게 부각된 적은 없다. 가정이 주로 여성의 영역이다 보니 남성들에게 가정은 쉬는 공간이었다.

다만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본다면, 과거에는 아버지의 역할이 가정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자리’라는 것이 있어 아버지는 그 자리를 누리기만 해도 되었다. 역할 없이 자리를 누린다는, 의무가 없는 권리 및 권한을 아버지가 가졌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제는 아버지가 역할 없이 권리만 갖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더 나아가 역할만 있고 권리는 갖지 못하는 아버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는 가족의 부양자로만 역할을 하고, 가정의 주요 결정사항, 예를 들면 집을 사고파는 문제, 자녀의 교육 및 결혼문제, 가정의 대소사 문제에서 배제되다 보니 점점 가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 가정의 거주공간을 들여다보면 더욱 실감이 간다. 어느 가정이나 ‘부부방’이라 불리는 방이 있지만, 이것이 어디 부부의 방인가. 방 안은 거의 아내의 물건으로 차 있어서, 부부의 방이 아닌 아내의 방이라고 해야 맞다.

현재 우리는 커다란 사회문화적 변화를 겪고 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중심이 되는 사회로의 전환이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중심이 되는 사회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다. 이런 의미에서 유토피아적인 발상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끊임없이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여성과 남성이 함께 중심이 되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국가들이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여성권한척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북유럽의 국가들이다. 예를 들면, 노르웨이에서는 남성들에게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과 육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직장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초과 근무를 감소시키는 제도와 함께, 육아휴직제도 및 아픈 자녀 돌봄에서 부모로서 양육책임을 함께 평등하게 나누어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성인지 리더십의 실현이란, 가사와 양육의 공동부담 및 수행을 통해 가정에서 아버지 역할 및 남편의 역할을 실천하는 성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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