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울광장 노제 ‘노란 물결 울음바다’
이명박 대통령 헌화 도중 일부 ‘야유’ 소동
이날 영결식은 이명박 대통령과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 주한 외교사절,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정연씨를 포함한 유족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은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노 전 대통령 약력보고, 공동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 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의 종교의식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한 전 총리가 추도사를 읽어 내려갈 때 영결식장은 일순간 눈물바다를 이뤘다.
한 전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원칙과 상식, 개혁과 통합의 한길을 달려온 님이 가시던 날, 우리들의 갈망도 갈 곳을 잃었고, 서러운 통곡과 목 메인 절규만이 남았다”며 “‘여러분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는 글을 접하고서도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들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다”고 슬퍼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을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 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십시오. 그래서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 하시는 일이 없기를, 더는 혼자 그 무거운 짐 안고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빕니다”라고 말해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오전 11시 53분경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정연씨가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헌화를 했다. 뒤이어 12시 2분경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살인자는 사죄하십시오”라고 외치며 무대 앞으로 뛰어들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이 대통령은 잠시 주춤하며 조문객을 향해 얼굴을 돌렸지만, 곧이어 정상적으로 영정에 꽃을 바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곧바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헌화가 이어지자 영결식장은 다시 엄숙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헌화식이 끝난 뒤 국립합창단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상록수’를 합창했고, 해금연주자 강은일씨가 ‘아리랑’을 연주했다. 삼군 조총대원들이 조총 21발을 발사하는 의식을 끝으로 1시간 10분 동안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오후 12시 35분경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량은 대형 태극기와 영정을 앞세우고 노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영결식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도보로 운구차를 뒤따랐다.
오후 12시 30분부터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노 전 대통령 사전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가수 안치환은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불렀고, 양희은은 기타 연주로 ‘상록수’를 부르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뒤를 이어 윤도현 밴드가 ‘후회 없어’와 ‘너를 보내고’를 열창했다.
윤도현씨는 “그분은 떠났지만 그분이 남긴 뜻을 가슴 깊이 새기며 이 노래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제동씨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스스로를 원망하면서 남은 큰 짐을 우리가 운명으로 안고 반드시 이뤄나가겠다”며 “그분은 우리 가슴 속에 한줌의 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살아있는 열정으로 간직될 것이다”라며 참았던 울음을 토해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오후 6시경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 도착해 약 2시간에 걸쳐 고인의 유언대로 화장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함에 담겨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로 옮겨져 봉화산 정토원 법당에 임시로 안치됐다가 향후 사저 옆 야산에 조성되는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