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불씨 지핀 ‘서민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
여성연합·여성농민회…"검찰 편파수사·정부 권력남용 진상규명"
여협·여성유권자연맹…"소모적인 대결과 갈등 안 돼…단결할 때"

여성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이명박 정부의 책임론 공방에 대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5월 23일 서거 당일 홈페이지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평화여성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타파에 역할을 하였으며,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통한 갈등의 평화적 해결의 전망을 밝히는 데 역할을 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화해와 협력의 정신으로 남북관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노 전 대통령의 큰 발걸음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여성연합도 “우리 시대 ‘희망’의 아이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문을 열고, “우리는 당신을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늘 먼저 앞장섰으며, 시민들의 가슴에 ‘변화’와 ‘희망’의 불씨를 지핀 서민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남윤인순 여성연합 상임대표는 “24일 봉하마을에 조문을 갔는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정말 많은 국민이 찾아와 비도 피하지 않고 추모하는 모습을 보며 평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평범한 서민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노 전 대통령의 소망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애쓰던 노 전 대통령을 끝내 좌절시킨 것이 무엇이었는지, 고인이 남긴 시대의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국민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우리 사회가 함께 따져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도 26일 애도 성명을 냈다.

김경순 전여농 회장은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명박 정부를 필두로 검찰이 앞장서서 진행했던 편파적인 수사로부터 촉발된 정치적 비극”이라며 “검찰의 편파 수사와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권력 남용에 대한 진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여성유권자연맹과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책임론 공방이 사회적 분열과 갈등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유권자연맹은 26일 성명서에서 “조문을 둘러싸고 폭력사태가 우려되고,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사이버 상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탄핵론이 거론되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의 충격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인한 사회 분열은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끝없이 추락시켜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이어 “지금은 우리 국민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소모적인 대결과 갈등을 지양하고, 화합과 단결된 모습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성단체협의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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