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아동·청소년 실태조사’… 대책 마련 시급
우리나라 0~18세 아동·청소년 중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정의 경우 52.7%가 한 부모 가정인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5월 21일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해 9~11월 석 달에 걸쳐 0~18세 아동·청소년을 양육하는 전국 692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청소년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87%가 양쪽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만 최저생계비(빈곤선) 이하의 가정은 양쪽 부모가 있는 비율이 47.3%에 달해 빈곤 아동·청소년들이 경제적 궁핍과 가족 해체를 동시에 경험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생계비 이하 가정의 절반이 넘는 52.7%가 이혼 등을 이유로 한 ‘한 부모 가정’이지만 차상위 이상 가정 가운데는 그런 가정이 5.6%에 머물렀다.
빈곤선 이하 가정의 아동·청소년들은 가족해체는 물론 나쁜 주거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대빈곤 가정의 아동·청소년 6.6%, 차상위 계층(수입 수준이 최저생계비 120% 이하) 가정의 7.6%가 지하방이나 옥탑방에서 사는 등 주거 여건이 열악했다.
우리나라 빈곤층에 속하는 아동·청소년 중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구 기준 126만5848원)에 못 미치는 ‘절대빈곤’ 가정에서 사는 아동·청소년이 전체의 7.8%로 조사됐다. 월 소득이 150만원 미만(중위 소득의 50% 미만)인 ‘상대빈곤’ 가정의 아동·청소년까지 더하면 1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는 아동 8명 중 1명이 빈곤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가정의 소득 수준은 아동과 청소년의 사교육과 여가활동에서 그대로 영향을 끼쳤다. 12~18세 청소년의 경우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정의 사교육 비율은 국어 21%, 영어 33%, 수학 32%에 그쳤으나, 차상위 계층 이상의 가정은 국어 45%, 영어 72%, 수학 73% 등으로 갑절 이상 치솟았다. 학업성취도는 소득수준별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계층 간 차이가 커졌다. 특히 12~18세는 수학과 영어에서 소득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빈곤 아동·청소년의 경우 운동, 외식, 쇼핑 등에서 특히 더 열악해 소득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문화·예술 관련 활동의 경우에도 전체 12~18세의 45.5%가 지난 1년간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빈곤층의 경우에는 평균에 못 미치는 39%만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해외견문 경험의 경우도 12~18세 아동청소년 중 빈곤선 이상의 7.7%가 지난 1년간 해외에 나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빈곤층은 2.6%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