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근석’ 논란에 이전 결정
뽑은 자리엔 ‘무궁화동산’
국회사무처(사무총장 박계동) 관계자는 20일 “이 기념비가 국회를 희화화하고 이미지를 실추한다는 지적이 많아 장소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새로 신설될 예정인 헌정기념관 방문자센터 쪽으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비석에 대해 여성분들과 일부 사람들이 ‘남근석’이라고 이야기해 논란이 일고 있어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남근석’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조경 학자들의 경우 이 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등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의견이 팽팽하다”며 “또 개원 60주년 기념의 의미가 있고 예산을 투입해 세운 국가 재산인 만큼 외부로 반출도 어렵고 소홀하게 처리할 수 없어 장소만 이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회사무처는 23일 비석 이전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원래 비석이 놓인 자리에는 무궁화동산을 조성키로 했다.
이번 국회개원 60주년 기념비 이전은 지난 4월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사무처에서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당시 질의 마지막 부분에서 “지난 17대 국회가 끝날 무렵에 2억1000만원을 들여 흉물스런 남근석을 국회의사당 민원실 입구 어린 학생들이 국회를 관람하기 위해 드나드는 뒷마당에 세웠다”며 “국민을 성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그것을 세운 사람(임채정 전 국회의장, 김태랑 전 사무총장)에게 책임을 물어 조속히 제거해야 한다”며 “이런 혈세 낭비를 막는 일에 국회의원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번 비석 이전에 대해 “없어져야 하는데 장소만 바꾼다니 말도 안 된다. 너무 흉측하고 수치스럽다. 국가 예산을 들여 만든 비석인 만큼 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본다”며 “밖으로 유출이 안 되면 (남근석) 흔적이 있는 모양을 없애고 확실하게 60주년 기념비로서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에 세워진 이 비석은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이 지인으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설치비용으로 국회 예산 2억1000만원이 투입됐다. 이 비석이 ‘남근석’으로 논란거리가 된 이유는 김 전 사무총장이 이 비석을 세울 당시 절친한 풍수지리학자의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에 기인한다.
과거 기록에 따르면 현재 국회의사당이 자리한 위치가 조선시대 궁녀들의 화장터로 사용됐는데 특히 국회의사당은 그 중 ‘흉터’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지세를 누를 목적으로 처음부터 남근석을 세우는 것을 고려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