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펄스데이 홍일점 ‘손민정’

지난 2006년 펄스데이의 첫 앨범 ‘Birthday’가 발표됐을 때에는 자우림의 김윤아, 롤러코스터의 조원선, 러브홀릭의 지선 등 인기몰이에 성공한 여성 보컬들의 계보를 잇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모던록과 함께 펑크록, 록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아낸 앨범에 실린 13곡 전곡을 작사·작곡한 숨은 고수로도 알려져 있다.

21세 때인 2001년에 신중현 록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2003년 ‘브로큰 펄’이란 이름으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 미술을 전공하던 이력마저 버리고 혈혈단신으로 서울로 올라온 청년이었다.

“고등학교 때 교내에 밴드가 없어서 몰래 밴드를 결성해 공연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미대에 진학하게 됐죠. 물론 지금도 음악이나 글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은 그림으로 그려내긴 하지만, 당시에는 가슴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자작곡들을 들고 무작정 부산에서 서울로 혼자 올라왔었죠.”

그때부터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보컬과 작곡과정을 수료하면서 ‘Fly To The Sky’ ‘박화요비’ 등 방송 코러스 일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여러 방송 녹음과 다수 CM송 작업을 하면서 곧 밴드보컬로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지금은 뒤에 서있지만 머지않아 밴드를 꾸려 무대에 서리라’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면서.

꿈에 그리던 1집을 발매한 지 3년째. 그는 조용히 새로운 행보를 준비 중이다. 음악시장에서 여전히 록밴드의 입지는 좁고, 록밴드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움츠리고 있던 어깨를 펴고 다시 곡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원하는 진짜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문제, 헤비메탈그룹 크래쉬의 곡목이기도 한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란 질문에 손민정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정말 내가 원하는 음악을 다시 찾기 위해 달리는 일”이라고 답했다. 앞으로도 그의 행보에 그가 적은 가사처럼 꽃바람이 가득 불길 기대해본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 모였어요/ 한걸음에 용기를 내봐요/ 꽃내음 바람은 우연이 아니에요/ 잡아요, 이 순간을…” (손민정 곡 ‘불어라 꽃바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