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디자인전 ‘Nordic design’
북유럽 디자인전 ‘Nordic design’
  • 안애경 / 아트디렉터
  • 승인 2009.05.22 11:09
  • 수정 2009-05-2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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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모습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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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전이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5월 1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자, 큐레이터로서 필자는 매우 본질적이며 일상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북유럽 디자인을 바라보았다. 지극히 평범한 자리에서 여유롭게 마시는 차 한 잔처럼, 북유럽 디자인 전시 또한 사적인 견해를 담고 있음을 밝혀둔다.

북유럽 디자인은 일상적이고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이고 미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외관적 디자인을 넘어서 인간과 사회, 그리고 환경까지 고려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는다. 북유럽 사람들이 소중히 이어나가는 전통과 자연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모습 등이 어떻게 디자인에 담겨 있으며, 이러한 디자인이 다시 일상 속에서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해 새로운 접근과 이해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를 기획하기 전에 필자는 공간과 사물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만나지고 반응하게 될지 상상하면서 콘셉트가 있는 연출 방법을 생각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자들은 의도된 전시 콘셉트와 북유럽인들의 생활 모습을 상상하면서 연출된 공간을 눈치 채며 즐겼을 것이다.

간결하고 기능적이며 미적 조화 이뤄

 

전시의 첫째 콘셉트는 ‘Cafe Bar Nordic(카페 바 노르딕)’으로, 만남의 장소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상적인 디자인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일반적인 공공장소에서 만나고 사용하는 디자인에 대한 배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접근하는 디자인에 대한 본질을 생각해 보는 의도를 담았다.

전시장 내 카페에서는 1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았다. 북유럽 디자이너들의 철학이 담긴 디자인 회사 이탈라(Iittala)의 철학, 즉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로 이탈라 디자인의 커피잔들을 사용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하루에 몇 번씩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컵들에 대해 상상해 보았는가.

디자이너가 만든 도자기 컵들은 관상용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사용해 주어야 디자인에 대한 순환이 이루어진다. 종이컵보다는 유리컵이나 도자기 잔에 담긴 차 한 잔의 나눔이 하루에 한 번쯤 자신을 위한 정신적 여유로움을 즐기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둘째 콘셉트는 어린이를 배려한 공간(Children′s Play, Playground)이다. 핀란드에 살면서 어린이들의 손작업이 창의력 증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며 북유럽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철학의 근거와 뿌리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루어졌다.

북유럽 국가들이 어린이 교육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자유로운 환경 안에서 스스로 개성을 발견하고 창의력을 개발하는 개별성이다. 공교육 현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예술교육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일깨울 수 있도록 지도한다. 자유로운 손작업을 통해 어려서부터 길러진 다양한 예술적 감각과 사회성은 디자인 감각을 본질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자양분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의 디자이너, 아티스트 혹은 디자인 회사들을 통해서 가구, 놀이기구, 조명, 유리 도자기, 나무 그릇 등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제품들을 전시 콘셉트에 따라 선택했다.

전시에 앞서 특히 토탈미술관이 갖고 있는 흥미로운 전시 공간을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북유럽 디자인 전시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조도가 낮은 전시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시 분위기는 북유럽인들이 즐기는 빛에 대한 감성을 표현하고자 일부러 전시장에 설치된 밝은 조명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북유럽 사람들은 오랫동안 어둡고 지루한 겨울을 지내면서 어둠 속에 비치는 작은 불빛에 대한 애틋한 감성과 감사한 태도를 디자인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북유럽인들이 생활 속에서 즐기는 감성적 조명 디자인을 연출하기 위해 핀란드 조명 디자인 회사 사스 인스트루먼트(Saas Instruments)와 협력했다. 어둠 속에 비치는 조명을 통해서 강조할 곳만 강조하고, 단순한 조각품 같은 조명등이 자연스러운 생활 방식임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디자이너의 생각이 사회와 어떻게 협력하면서 일반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관찰하면서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삶의 철학과 배경을 소개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재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디자인에 대한 생각들이 좀 더 한국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직시하고 디자인에 대한 본질을 담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발전되어 가기를 희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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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경



핀란드에 거주하면서 아티스트, 디자이너,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 디자인,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한국과 북유럽 여러 나라를 잇는 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2007년 핀란드 국립 박물관 초대 큐레이터로 한국의 삶의 방식(Korean home-The way of Living) 전시를 1년 동안 소개한 데 이어 2008년 문화관광부 초대로 한국 공공디자인엑스포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현재는 핀란드의 건축박물관과 디자인 박물관 프로젝트인 한국·핀란드 디자인 교류전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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