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책 등으로 재조명

 

신여성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 그의 탄생 113주년을 맞아 어느 해보다 ‘나혜석 기록하기’가 활발하다.

그 기록은 나혜석의 둘째 아들인 김진 전 서울대 교수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펴낸 신간 ‘그땐 그 길이 왜 그리 좁았던고’(해누리)를 통해 가슴 찡한 가족 이야기를 처음으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여든이 넘은 나이까지 생모가 나혜석임을 숨기고 살아왔다고 고백한 김씨는 “어머니로 인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그 상처로 일생을 휘청이며 살다 가신 아버지(김우영)를 보며 어머니 원망을 많이 했었다”고 입을 연다.

책에는 어머니와 절친했던 일당스님을 통해 듣는 나혜석의 못 다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들의 눈으로 살펴본 나혜석의 일대기가 담겨 있다. 김 전 교수는 “어머니의 비참한 말년을 상상해보면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했지만, 어느 누군들 결과를 미리 알 수 있단 말인가. 다만 고인의 명복을 빌 뿐이다”고 심정을 전했다.

지난달 25일 정월나혜석기념사업회는 ‘제12회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을 열고 ‘나혜석 유학기’와 ‘식민지 여성 지식인의 삶과 나혜석’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유동준 회장이 이끄는 기념사업회는 1995년부터 나혜석이 이 땅의 진정한 선각자이며 훌륭한 예술가임을 알려오고 있다. ‘나혜석 만나기: 나혜석과 얼굴들’이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나혜석을 불러내는 예술, 문화작품 생산, 기념사업은 그녀의 사상과 본질을 예술적으로 드러내는 방향으로 증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나혜석 글짓기대회, 나혜석 미술대전 등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나는 말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나혜석’을 제작한 김종석 KBS 프로듀서(PD)는 수많은 제작진과 증언자들이 나혜석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린 상황에서 어렵게 제작한 후기를 밝혔다. ‘불륜’ 때문에 방영 후에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김 PD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나혜석의 ‘말’이다. 그는 이렇게 전했다.

“여성의 말 자체가 금기인 시대에 나혜석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저해하는 모든 사회적 금기에 거침없는 말을 쏟아냈다. ‘여자도 사람이다’라고 말한 나혜석의 이 말은 여전히 미완(未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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