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결혼에 대한 스물아홉 살 여성의 딜레마 유쾌하게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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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무렵의 여자 친구들은 특별한 존재다. 입시지옥을 뚫고 대학이라는 관문에 함께 진입하게 된 친구들과 함께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은 환상을 꿈꿨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치기 어린 약속도 하곤 했다.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의 주인공 세연, 정은, 지희도 그랬다.

고등학교 동창인 세 친구는 스무 살이 되던 무렵 “제일 처음 결혼하는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약속을 하고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부어왔다. 세월이 흘러 스물아홉이 된 세 친구 앞에 그렇게 3825만원이라는 큰돈이 모였다. 시작은 친구를 축복해주자는 의도였지만 사회생활의 쓴맛을 경험하고 위기의 나이인 스물아홉을 맞은 이들에게 이 돈은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직장도, 연애도 없이 집에서 주는 용돈으로 ‘적당히’ 살아온 지희가 갑자기 결혼 발표를 하고 나선다. 입시학원 강사인 세연과 언젠가의 등단을 꿈꾸며 에로소설 작가로 오늘을 살고 있는 정은, 성공한 인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던 두 사람은 지희의 결혼 발표로 한순간에 역전당한 느낌에 패배감을 느낀다.

결혼식은 앞으로 한 달 후, 얄미운 친구에게 큰돈을 홀라당 빼앗길 수 없다는 두 친구가 반격에 나선다. “남자들 만나봤자 이놈이 그놈 되고 그놈이 이놈 되고 나중엔 다 똑같아”라고 외치며.

결혼 적령기가 많이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한국 땅에서 스물아홉이란 나이는 ‘딜레마’의 시기다. 20대 초반의 환상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안정을 찾지는 못했다. 꿈을 접기에는 아까운, 그렇다고 마냥 꿈을 좇기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떠밀리듯 결혼하기는 억울하지만 콧대 세우고 멋진 남자를 찾아다닐 수도 없다.

‘여자 나이 스물아홉’의 딜레마를 풀어가는 이 작품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큰돈이 걸린 친구의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 나머지 두 사람은 ‘5월 안’을 목표로 갑작스런 결혼전선에 뛰어든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자칭 ‘킹카’, 누나에게 손벌릴 궁리만 하는 연하의 무명 뮤지션, 역시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오랜 친구 등을 거쳐 급기야 헤어진 연인까지 재회하지만 변해버린 모습만 확인하고 상처만 깊어질 뿐이다.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는 연극판 ‘싱글즈’를 보는 듯하다. 스물아홉 살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 결혼에 대한 솔직담백한 심리를 풀어낸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젊은 연극인들에 의해 처음 선보이며 2030세대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이번 공연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극중 주인공들의 나이인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 관객들은 “내 이야기다”라며 무릎을 쳤고 객석에는 밝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성들의 공감을 얻은 비결은 현실감 있는 심리 묘사, 그리고 톡톡 튀는 대사에 있다. 작가 자신이 스물아홉에 썼다는 각본에는 그 나이 또래의 언어감각이 살아 있다.

“혼자 우는 법도 알고, 혼자 울다가 아무한테나 전화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사랑도 사람처럼 나이가 드는 걸까. 모든 게 끝이 있다는 게 예전에는 아프고 아쉬웠지만 지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한바탕 소동을 겪은 세 친구는 한 뼘 정도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랑이 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시간이 흐르는 거야”라는 현실을 깨닫게 된 이들.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칙릿’ 문학이 사랑과 결혼의 조건에 대해 거침없이 말했던 것과 달리 냉정한 현실감각을 잊지 않고 진짜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장점이다.

연출 이상기, 출연 김유진·황선화·한지혜, 6월 28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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