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로그로 새로운 공간 만들었어요"

 

커피와 IT의 만남. 언뜻 보기에 별것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이 서로 다른 아이템이 한 공간에서 마주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면, 한번 경험하면 또 오게 되고 자꾸 찾게 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세계 첫 IT 서비스 기반의 매장 ‘스타벅스코리아 SKT타워점’ 얘기다.

지난해 10월 서울 SK텔레콤 본사의 모바일 체험관 ‘티움(T.um)’ 개관에 맞춰 문을 연 SKT타워점은 최근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최우수 설계 매장 상을 받았다. 스타벅스코리아의 268번째 매장으로 2008년 전 세계 신규 오픈한 1600여 개 매장 가운데 디자인이 가장 우수한 소형 매장으로 인정받은 것. 2002년 독립 건물 부문 최우수 디자인상을 받은 인사점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SKT타워점에서는 SK텔레콤이 개발한 유비쿼터스 테이블을 통해 고객이 메뉴 선택에서 주문, 결제까지 모바일 기술로 처리할 수 있으며 쇼핑과 게임도 가능하다. 대형 LED 전광판으로는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아트 영상을 커피를 즐기며 감상할 수 있다.

이 매장의 디자인을 맡은 이빈(38)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매장 설계팀 디자인 매니저는 미래지향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은 심플하고 기능은 최적화해 여러 콘텐츠가 조화된 재미있는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인테리어도 IT 매장에 어울리도록 기존의 스타벅스 매장들과 달리 스틸 소재의 로고 사인, 중후한 톤의 월넛 컬러를 적용했다. 이런 색다른 풍경 때문에 국내외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고객과 관광객, 기업인 사이에서 명소로 떠올랐다. 매주 2회 단체 관람까지 이뤄지고 있다니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인기 비결에 대해 이씨는 디지털 문화와 아날로그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란 점을 꼽았다.

“수동 에스프레소 기계, 사람 냄새 나는 장소 그리고 모바일 기술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거예요. SK텔레콤의 문화와 스타벅스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두 브랜드 고유의 색채를 지키면서 서로 절충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었다. SK텔레콤, 스타벅스 본사, 스타벅스코리아 3자 간의 의견 조율 기간만 1년 이상이 걸렸으며 최종 오픈하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을 정도로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매장 디자인에 있어 “친환경성과 지역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들 요소는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중점 가치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스타벅스 로고와 심벌을 세우는 것에 큰 의미를 뒀는데 이제는 지역성을 담아야 해요.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매장을 고객들은 원하지 않거든요.”

아내가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해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는 그가 한국 시장을 담당한 지는 1년 반 정도. “한국의 뛰어난 IT 기술이 접목된 SKT타워점을 보고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됐다”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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