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계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그램 중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 코너를 토요일 밤으로 독립 편성했다는 것이다.

아줌마 연예인들을 적극 기용해 생활 밀착형 입담으로 재미를 주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인 ‘오늘밤만 재워줘’와 함께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 예능인이 주도하는 비혼 여성 맞선 프로그램 SBS ‘골드미스가 간다’(이하 골미다)도 방영되면서 KBS의 ‘여걸식스’ 이후 사라졌던 여성 예능인의 집단 활약이 다시 부활한 것이다.

여성 예능인 활약의 선두격인 ‘세바퀴’는 나이 많은 여성 연예인들(이경실, 선우용녀, 박미선, 김지선, 조혜련 등)의 출연으로 성공 여부에 의구심을 자아냈지만 그녀들의 내숭 없는 입담과 막춤, 개인기 등은 큰 웃음을 선사하며 성공을 거뒀다. 또한 60대의 선우용녀와 10대의 소녀시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하나의 오락 프로그램으로 묶일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연예 오락쇼의 지평을 확대한 긍정적 결과다.

이렇게 여성 예능인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의 장점은 ‘오늘밤만 재워줘’에서도 두드러진다. 이 프로그램의 게스트들은 현재 인기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그럼에도 여성 진행자들은 차별하지 않고 게스트들을 많이 띄워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 인생의 선배로서 용기를 주고 조언을 하는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렇듯 진행자들이 게스트들을 보듬는 모습은 여성 진행자들이 갖는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에서 여성 연예인의 활약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하나는 주책스런 아줌마, 억척스런 아줌마, 그리고 성에 굶주린 아줌마라는 사회의 편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세바퀴’와 ‘오늘밤만 재워줘’에 등장하는 결혼한 여성들은 아이돌 멤버가 먹던 생수병을 쟁탈하기 위해 다투거나, 방송 중 스튜디오 안을 걸어다니고 진행자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무질서함으로 ‘주책스럽다’는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

또 너무 드세 보이는 그녀들의 모습은 게스트들로 하여금 ‘무섭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세바퀴’ ‘오늘밤만 재워줘’에서 결혼한 여성 출연자들이 비혼의 남성 게스트들에게 하는 과도한 신체접촉은 모두 ‘아줌마는 성에 목말랐다’는 사회적 편견을 드러내는 것이며 사실 이는 엄격한 잣대로 재단하면 성희롱에 해당한다. 

아줌마에 대한 편견 외에 비혼 여성이 등장하는 ‘골미다’는 39세의 양정아부터 30세의 신봉선까지 출연, 40을 바라보는 비혼 여성까지 골드미스의 범위에 특정짓는 등 이전에 비해 결혼적령기 혹은 비혼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일층 향상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애초에 결혼의 전제로서의 맞선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결혼지상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녀들의 수다는 유쾌하고 서로를 보듬으려는 따뜻함이 넘치지만 결혼에 대한 올인으로 빛이 바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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