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노건호 역풍에 노심초사

재계가 LG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혐의’ 관련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벌써부터 LG그룹 안팎에선 정권 교체 이후 그랬듯 여타 친노 기업들과 같이 한 차례 곤욕을 치를 것이란 말이 새어 나온다.

이미 LG그룹은 검찰과 국세청으로부터 전 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LG그룹의 계열사인 곤지암리조트에 대한 내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오픈한 곤지암리조트는 곤지암 일대가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인 탓에 그동안 개발이 제한돼 사업 인허가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수질오염총량제’가 시행되면서 2004년 사업이 재개됐다. 총수 일가가 토지 매입 등에 직·간접으로 연루돼 있었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 엄청나게 신경을 썼던 사업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검찰 내사를 받기도 했다. 두 번의 내사는 모두 총수 일가의 시세차익 및 부동산 투기 의혹에 맞춰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그동안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검찰의 내사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별히 파헤쳐도 나올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내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곤지암리조트에 대한 조사가 부동산 투기와 시세차익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이번엔 권력형 비리 의혹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LG CNS의 한국철도시설공단 입찰 특혜 의혹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과정에서 2위 업체보다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하고도 우선 협상자에 선정돼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국세청도 LG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다. LG계열사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곳은 LG상사와 ㈜LG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재계는 조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LG전자에 입사해 재직했던 것이 자리 잡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LG전자 재직 중 건호씨가 미국으로 파견근무를 나간 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수차례 접촉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또 그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미국 벤처회사에 투자한 것을 LG전자에서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재직 중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를 사내규정상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이를 눈감아 주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호씨는 LG전자 재직 중 특혜를 받았다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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